“세상 모든 法자 다 모았어요”…손성 교수 법문관 개관

  • 입력 2005년 7월 28일 03시 09분


코멘트
동국대 손성 교수가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세운 박물관 ‘법문관’에서 ‘법(法)’ 자를 가리키며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동국대 손성 교수가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세운 박물관 ‘법문관’에서 ‘법(法)’ 자를 가리키며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동국대 손성(孫晟·54·법학) 교수가 ‘법(法)’자를 모아 박물관을 열었다.

그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40여 평짜리 맨션을 얻어 문을 연 이 이색적인 문자박물관은 100여 점의 법자로 채워져 있다. 그는 이곳에 ‘법문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암각화와 갑골·금문(청동기에 새겨진 글자)을 비롯해 흉배(관복의 가슴과 등에 장식한 표장)에 새겨진 법자까지 손 교수가 직접 중국을 오가며 어렵게 구한 것들이다.

손 교수는 ‘법’이라는 글자가 동양사상의 핵심을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로 통하는 길 가운데서도 경부고속도로가 대동맥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동양문화의 대동맥이 바로 법자라는 것. 법자가 모든 사상과 철학의 핵심 개념과 서로 연결돼 동양문화의 씨줄과 날줄을 이룬다는 설명이다.

10년 전 법자 연구에 뛰어든 손 교수는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암각화와 갑골 등에 나타난 법자의 기원에 천착했다. 그 결과 금문보다 400∼500년 앞선 갑골문자에서부터 법자를 찾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법을 전공한 손 교수의 법에 대한 사랑도 대단하다.

1999년 ‘법의 날’에는 전 대검 사무국장 이종일 씨와 함께 높이 50cm, 무게 60kg의 청동 ‘해치상’을 대검찰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박물관 개관을 통해 한중일 3국의 법자 연구의 틀이 체계적으로 잡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손 교수는 동국대 법대학장이자 한중 법학회장을 맡고 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