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내달 대관령국제음악제 참가

  • 입력 2005년 7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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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에 2년째 참석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1990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 1994년 칸 미뎀 최우수 데뷔음반상을 수상하면서 바이올린계의 빛나는 요정으로 떠오른 그는 최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브람스를 연주해 음반을 새로 녹음했다. 사진 제공 크레디아
대관령국제음악제에 2년째 참석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1990년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 1994년 칸 미뎀 최우수 데뷔음반상을 수상하면서 바이올린계의 빛나는 요정으로 떠오른 그는 최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브람스를 연주해 음반을 새로 녹음했다. 사진 제공 크레디아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로 세 번이나 통화를 시도한 끝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35)과 연결됐다. “미안 미안,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는 외과 전문의인 재미교포 남편을 따라 미국 신시내티에서 휴스턴으로 이사해 짐을 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휴스턴요? 너무 좋죠. 깨끗하고, 오페라단이 훌륭해 제가 좋아하는 오페라도 자주 들으러 다닐 테고. 그런데 더워요. 서울도 덥죠?”

○ “연주하며 통증 달고 살았는데 요가로 없앴죠”

유연한 호흡의 노래가 깃들여진 따뜻한 연주, 흘러내리는 긴 생머리,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달변으로 1990년대 초부터 음악팬들을 매료시켰던 그가 전화기 저편에 있었다.

김지연은 8월 3일 개막하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 가장 중요한 손님으로 등장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5일 개막연주회와 이어지는 크고 작은 연주, 마스터클래스가 빈틈없이 짜인 스케줄이다. 9일 7시 반에는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피아니스트 김영호 등과 ‘대관령국제음악제 인 서울’ 연주회도 갖는다.

“지난해 너무 멋졌어요. 고지대라 시원하고, 미국 아스펜 음악축제를 연상시켰죠. 아침 공기가 너무 맑아 새벽부터 마음껏 요가를 했어요! 아참, 요즘 요가에 푹 빠져 있어요. 연주가는 신체 일부에 힘을 많이 받아 통증을 달고 살기 쉬운데, 요가를 하고부터 없어졌어요.”

○ 9년 만에 새 음반… “더 강해진 느낌이래요”

최근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와 산타페 음악축제 개막연주에 등장해 갈채를 받는 등 여전히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기자에게 “처음 공개한다”며 깜짝 뉴스를 밝혔다.

디지털 시대 음반계의 새 명가인 덴온 레이블로 이달 말 9년 만에 새 음반을 내놓는 것. 같은 회사의 실내악 앨범에서 호흡을 맞춘 피아니스트 에구치 아키라와 다시 팀을 이뤘다. 수록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소나타와 브람스의 소나타 3번.

덴온에서 발매됐던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프랑크 소나타 A장조를 떠올렸다. 양쪽 모두 마지막 악장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부분에서 템포를 바짝 끌어당기며 굽이굽이 선율을 펼쳐나가던 그였다. 그 연주는 “나는 아직 젊다. 내겐 멋진 내일이 있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그는 얘기를 듣고 깔깔 웃었다.

“아직도 젊은 기분이죠. 그럼요. 그런데 이번 녹음도 9년 전의 그 엔지니어가 맡았어요. 그분은 ‘지연, 달라졌다. 더 강하고 끈질겨졌다’고 하던데요. 긍정적인 쪽의 표현이라고 믿어요.”

9일의 대관령국제음악제 서울 콘서트에서 그는 피아니스트 김영호, 첼리스트 안드레스 디아스 등과 코다이 바이올린 첼로 2중주, 라벨 피아노 3중주 a단조 등을 연주한다. 2만∼4만 원.

대관령국제음악제는 8월 3일 강원 철원노동당사 앞에서의 특별연주회인 ‘DMZ 평화 생명 콘서트’와 5일 개막연주회를 시작으로 8월 19일까지 이어진다.

강원 대관령 일대에서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효와 바이올리니스트 조엘 스미어노프, 첼리스트 알도 파리소, 올레 아카호시,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펠츠만, 상주악단인 세종 솔로이스츠 등이 참여해 리사이틀과 마스터클래스를 펼친다. 033-249-3374, www.gmmfs.com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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