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9기 국수전…슬그머니 놓인 패착

  • 입력 2005년 7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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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을 훑어보면 전투가 일어날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런 바둑은 중반전이 사라지고 일찌감치 끝내기 국면으로 돌입하게 된다. 프로로선 끝내기 바둑이 고역이다. 한 수가 놓일 때마다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집을 헤아리고 또 헤아려야 한다. 이 때문에 아주 미세한 실수가 승부를 갈라놓는다.

흑 73은 반상 최대의 곳. 누가 봐도 당연한 수지만 먼저 선수할 곳이 있었다. 참고도 흑 1과 백 2의 교환이 긴요한 수순. 이렇게 선수 교환을 해 놓아야 흑 ○를 잡는 수의 가치가 줄어든다.

실전은 백 80으로 흑 ○가 그냥 잡혔다. 이후 백 ‘가’의 비마 끝내기가 남아 참고도보다 최소 2집 이상 흑이 손해를 본 셈이다. 끝내기 바둑에서 이 정도의 손해는 만회하기 쉽지 않다.

쌍방 간의 요처였던 백 96이 놓이면서 흑을 따라잡는 길은 더욱 힘들어졌다. 반상엔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고 어느덧 종착역에 가까워졌다.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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