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세자 이 구 유년기 사진 공개돼

  • 입력 2005년 7월 26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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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친왕(英親王)의 아들로 최근 일본에서 타계한 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인 이구(李玖·1931~2005) 씨의 어린 시절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연구가 정성길(鄭成吉·61·대구 남구) 씨는 1934년 발간된 일본의 '황실어사진첩(皇室御寫眞帖)'에 실린 이 구 씨의 유년기 사진 1점(사진)을 26일 공개했다.

'왕세자 이구 전하(王世子 李玖 殿下)'로 소개된 사진 속의 이 씨는 곰 인형을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만 3세로 추정된다.

또 사진의 위쪽 여백에는 '이왕(李王) 은(垠) 전하의 둘째 아들로 소화(昭和) 6년(1931년) 12월 29일에 태어나 양친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일본어로 적혀 있다.

1930년대 일본 고위층 여성들의 모임인 부인구락부가 발간한 것으로 알려진 황실어사진첩(40쪽)은 일본 천황과 왕족들의 사진과 프로필 등을 담고 있다.

이 사진첩에는 이구 씨의 사진 외에도 일본군 육군보병 중좌 시절의 영친왕과 이방자(李方子) 여사, 이 씨가 어린시절을 보낸 일본 도쿄(東京)의 저택 사진 3점도 함께 실려 있다.

8년 전 이 사진첩을 일본에서 구입했다는 정 씨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이 최근 일본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갖고 있던 사진첩을 뒤져 이 사진을 찾아냈다"며 "일본 왕족으로 소개된 이구 씨의 사진을 통해 식민지배의 의미를 되새기는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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