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1년 낙제 의원은?

  • 입력 2005년 7월 26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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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에서도 본회의장에 얼굴만 살짝 내밀고 정작 안건투표 때는 홀연히 사라지는 ‘직무유기형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17대 국회 개원 시점인 지난해 6월 5일부터 올해 7월 6일까지 13개월 동안 진행된 본회의 출석과 투표현황을 자체 분석해 26일 발표했다.

조사결과 작년 5월 30일 개원 이후 지난 7월 임시국회까지 17대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률은 90%. 16대 85%에 비하면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본회의 안건 투표율은 74%로 조사됐다.

◇본회의 출석률과 안건투표율=본회의에서 처리한 569건의 안건 중 투표에 절반도 참여하지 않은 ‘무책임 의원’은 28명, 90% 이상 참여투표에 참여한 ‘모범의원’은 59명으로 집계됐다.

본회의 안건투표율이 가장 낮은 의원은 민주당 김홍일 의원으로 총 569번의 투표 중에 20번(4%)밖에 참여 하지 않았다. 또한 민주당 이정일, 자민련 김학원, 이인제,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7대 국회 개원 이래 현재까지 표결에 30%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국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의원을 제외하고 열린우리당이 5명, 한나라당이 15명으로 집계됐으며, 민주당은 4명, 자민련은 2명이 안건투표에 절반도 참여하지 않았다.

본회의 안건 투표에 90%이상 참여한 의원(59명)은 열린우리당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19명,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각각 1명으로 조사됐다.

또한 본회의 출석률이 90%가 넘는 209명의 의원 중 안건투표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원이 26명(열린우리당 12명, 한나라당 12명 무소속 2명)에 달했다. 이중 안건 투표에 50%도 참여하지 않은 의원은 9명(열린우리당 김희선, 신계륜, 염동연 의원, 한나라당 공성진, 곽성문, 유승민, 이재오, 주성영 의원)이나 됐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민주노동당은 본회의 출석률 90%, 안건 투표율 83%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 열린우리당은 출석률 91% 투표율 77%, 한나라당은 출석률 90%, 투표율 72%로 조사됐다.

본회의에 100% 출석하고, 100% 표결에 참여한 ‘우수 의원’은 단 한명뿐이었다. 열린우리당 김재윤 의원이 그 주인공. 김 의원측은 “법안을 만들고 표결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상임의원회 출석률=박혁규, 이규택, 이한구, 김홍일, 이정일, 한화갑, 이인제, 정몽준 의원은 본회의 투표율에 이어 상임위 출석률도 낙제점(60% 이하)을 기록했으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상임위 출석 성적(26%)이 가장 저조한 의원으로 나타났다.

17대 국회 개원 이후 2005년 7월 13일까지 1년 동안 의원별 상임위원회 평균 출석률은 83%로 조사됐다.

상임위원회 출석률이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원은 총 13명. 정당별로 보면 국무위원을 제외하고 열린우리당 2명, 한나라당 5명, 민주당 4명, 자민련, 무소속이 각각 1명이었다.

정당별 상임위 출석률을 보면,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89%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고, 열린우리당 85%, 한나라당 82%순으로 조사됐다.

당선회수별 상임위 출석률을 보면, 초선의원이 87%로 출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2선 82%, 3선 76%, 4선 68%, 5선 56%로 나타나 본회의 출석률과 마찬가지로 당선회수가 높아질수록 상임위 출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이번 조사로 의정평가에 있어 본회의 출석만으로는 성실성과 책임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나타났다”며 “안건 투표 외에도 실제 본회의에서 각종 상임위 토론에 의원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참여했는지 여부가 감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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