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성기훈]허약한 10代 만든 학교체육

  • 입력 2005년 7월 26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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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마라톤 대회에 가 보면 스포츠에 열중하는 국민이 늘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우리도 선진국 형태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내심 흐뭇하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학교 체육은 점점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이건 무슨 말인가?

체육은 크게 엘리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으로 나뉜다.

엘리트체육이란 ‘메달 따는 경기’를 말한다. 생활체육은 어떠한가? 곳곳에 불고 있는 참살이(웰빙) 열풍을 타고 요즈음 온 국민이 자기 몸만들기, 건강 지키기에 열심이다.

그런데 학교체육을 들여다보자. 학교체육의 주무대인 운동장은 거의 골동품 급이다.

40, 50대여, 멀리서 추억을 찾을 필요가 없다. 학교 운동장에 가 보라. 20∼30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초중고교에 체육관과 수영장이 없다. 고교 2, 3학년에서 선택교육과정이 된 후로 아예 체육 수업이 없는 학교도 있다.

학생들의 수학능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계 2위 수준이라 한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우리 학생들의 체력은 턱걸이 한 개도 못할 만큼 ‘비실비실한 10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10대의 아들이 40대의 아버지보다 체력이 훨씬 떨어진다고 하는 작년의 한 조사 결과는 자못 충격적이다.

이런 시점에서 문화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 대한체육회 등 체육계의 많은 인사가 학교체육을 걱정하고 이를 살리고자 하는 운동을 조심스럽게 펼치고 있다. 정부와 국회, 사회와 국민은 학교체육의 열악한 실상을 직시하고 이를 확충하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성장기에 이뤄지는 학교체육은 모든 체육활동의 바탕으로, 국민의 기초체력 수준을 결정하며 작은 투자로 극대화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훈 서울교대 교수 스포츠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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