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와구치市 소년축구클럽 99년부터 양국오가며 우정쌓아

  • 입력 2005년 7월 2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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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구 문학경기장에서 축구 연습을 하고 있는 인천유소년축구클럽 소속 어린이들. 이들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열리는 사이타마국제주니어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사진 제공 인천유소년축구클럽
인천 남구 문학경기장에서 축구 연습을 하고 있는 인천유소년축구클럽 소속 어린이들. 이들은 26일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열리는 사이타마국제주니어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사진 제공 인천유소년축구클럽
“나는 지난해보다 키가 훨씬 많이 자랐고, 슈팅 연습도 열심히 했단다. 며칠 뒤 일본에 가면 실력을 다시 겨뤄보자.”(한국 어린이)

“편지 고마워. 1년 만에 다시 볼 네 모습이 기다려지는구나. 이곳 친구들 모두 너희들이 올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일본 어린이)

인천 남구 주안초등학교 6학년 김재옥(12) 군은 요즘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열렸던 문학경기장과 숭의종합경기장에서 매일 공을 차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 군이 3년째 활동하고 있는 인천유소년축구클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본 사이타마(埼玉) 현 가와구치(川口) 시 소년축구연맹클럽의 초청을 받아 26일∼8월 1일 열리는 제3회 사이타마국제주니어축구대회에 참가하기 때문.

이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독일 미국 멕시코 호주 중국 등 8개국 40개 유소년축구클럽이 출전한다.

1996년 창립된 인천유소년축구클럽은 축구를 배우고 즐기려는 초등학생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치는 일종의 축구교실. 승리에 집착하기보다는 페어플레이를 통한 상대방 선수들과 친선 교류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특히 이 클럽은 1999년부터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가와구치 시 소년축구연맹클럽과 민간 차원의 축구 교류를 시작했다.

매년 30여 명의 선수단이 양국을 서로 번갈아가며 방문해 상대팀 선수들의 가정에서 4, 5일 동안 숙식을 함께하며 4, 5차례 친선경기를 갖는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축구공으로 하나가 된 양국 어린이들 사이에 ‘벽’은 없다. 손짓과 눈빛, 때로는 그림을 그려가며 서로의 취미, 특기 등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금세 친구가 된다.

유적지와 박물관 등을 함께 둘러보며 양국의 역사와 문화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오랜 교류 덕분인지 올해 초 독도 영유권 분쟁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등을 둘러싸고 빚어진 갈등도 이들의 교류 활동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본 선수들은 인천유소년축구클럽의 초청으로 다음 달 26∼29일 한국을 답방해 친선경기를 갖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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