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연방대법관 최종면접 하던날…로버츠판사 지명

  • 입력 2005년 7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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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자 미국 뉴욕 타임스에는 매우 흥미진진한 기사가 하나 실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방 대법관 최종 면접 장면’을 소개한 글이다.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한 번 지명하면 바꿀 수 없다. 모두 9명인 대법관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일까. ‘면접관’의 태도는 사뭇 심각하다. 최종후보자는 5명이었다. 그중 한 명이 하비 윌킨슨 연방항소법원 판사.

▽부시 대통령=어떤 운동을 하는가.

▽윌킨슨 판사=2가지 운동을 병행하라는 의사의 조언이 있지만 5km 정도 뛰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큰일 난다. 의사 말을 들어라. … 인생에서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은 무엇이었는가.

부시 대통령은 정작 ‘낙태문제를 어떻게 보느냐’와 같은 중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윌킨슨 판사는 대통령의 말에서 언짢은 기색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그는 결국 낙점 받지 못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장면이 부시 대통령 특유의 인터뷰 방식이라고 썼다. 법률적 전문성, 과거 경력도 꼼꼼히 따지지만 자신과 코드가 맞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공식적 기록 이외에 자기만의 사람 보는 눈을 후보 평가에 활용한다.” 백악관 공보국장에서 승진한 댄 바틀릿 보좌관도 뉴욕 타임스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였다.

19일 대법관 지명을 받은 존 로버츠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하버드대 학부 및 법과대학원 시절의 우수한 성적 △고교 때 학생회장 및 미식축구팀 주장을 지낸 리더십 △판사 변호사 공직자로서 흠잡을 데 없는 경력 △중서부 출신 특유의 ‘보통사람 기질’이 부시 대통령의 이성과 감성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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