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크엔드]뉴욕 강타한 ‘누드 요가’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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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파크 주변에서 조깅하고 있는 뉴요커들. 이들은 집요할 정도로 도심 속 자연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으로 몸과 정신을 관리한다. 뉴욕=최영은 통신원
뉴욕 센트럴파크 주변에서 조깅하고 있는 뉴요커들. 이들은 집요할 정도로 도심 속 자연이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으로 몸과 정신을 관리한다. 뉴욕=최영은 통신원
《세계 비즈니스와 예술의 중심지 중 하나인 미국 뉴욕에 사는 이들은 정신은 물론 몸매를 비롯한 건강 관리에도 촉각을 기울인다.》

뉴요커들의 피트니스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집요할 정도다. 뉴욕에는 ‘스타벅스’ 만큼 유명 피트니스 짐(Gym) 체인이 골목마다 있다. 에콰녹스, 발리, 크런치, 뉴욕스포츠센터(NYSC) 등. GNC 같은 건강보조식품과 다이어트 보조식품 상점들도 줄지어 있다. 기업과 학교가 피트니스 체인과 연계해 멤버십 할인제를 실시하기도 한다. 필자도 대학 재학 중 디스카운트 혜택을 받고 피트니스 센터에 다녔다.

○ 다이어트 열풍… 동양무술 붐

최근 우머 서먼이나 카메론 디아즈 등 인기 배우와 모델들이 주도해 인기를 끌었던 필라테스나 요가 등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이어 이번에는 ‘누드 요가’가 뉴욕 첼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발가벗고, 요가로 활기를(Get naked, Get enlightened with Yoga)!”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요가는 한국의 찜질방처럼 따뜻한 방에서 옷을 벗고 요가를 하는 것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또 뉴욕에는 게이(남성 동성애자)가 많다. 이들은 이성애 남성보다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더 많은 까닭에 뉴욕 피트니스 트렌드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필자의 직장 동료인 매튜는 게이들에게 유명한 피트니스 센터 ‘데이비드 바턴 짐’의 첼시 체인에 갔다가 샤워실 커튼이 옆 사람이 다 보이도록 수건 한 장 크기에 불과해 놀랐다고 한다. 이곳은 트렌디한 인테리어로 유명하지만 게이들 사이에서 ‘후크 업(hook up·파트너를 만나는 것)’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10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권도와 가라테 등 무도와 복싱을 접목시킨 ‘태보’가 빌 블랭스에 의해 창안된 이래 동양 무술과 서양 운동을 접목시킨 워크아웃 클래스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간다.

뉴욕의 성형외과 의사인 턱은 뉴저지의 자택에서 매주 2회 태권도 개인 교습을 받는다. 필자의 직장 동료인 알베르토는 맨해튼 다운타운에서 일주일에 4회 가라테와 태국 복싱을 배우고 주말이면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 토너먼트를 관전하는 등 열성을 보인다. 다운타운 소호에 나가면 좁은 놀이터에서 태극권을 가르치는 중국 노인도 있다. 동양 무술이 뉴욕의 서민층부터 첨단 유행을 달리는 전문직까지 뉴요커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스며 있는 것이다.

뉴요커의 피트니스는 센터 내의 운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웨스트 리버사이드 로드와 센트럴 파크는 달리기를 하거나 인라인스케이트, 자전거를 타는 이들로 늘 북적인다. 주말이면 도심을 벗어나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러 떠나는 뉴요커들이 많기 때문에 피트니스는 이를 위한 기본 체력을 유지시켜 주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자전거를 타는 인도어(Indoor) 사이클링 클래스는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기도 하다.

패션 사진가 이언이 다니는 미드타운의 에퀴녹스 짐에서는 인도어 사이클링 클래스뿐 아니라 주말이면 웨스트 리버사이드 엔드 로드를 타고 달리는 아웃도어 사이클링 클래스도 제공한다. 그에 따르면 짐 내부에서 하는 트레이닝을 아웃도어 운동에 적용시킬 수 있고, 짐의 멤버들과 친목도 다질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한다.

○ 피트니스 관련 음식-옷 덩달아 불티

피트니스 센터의 푸드 코너에서는 유기농 야채와 저지방 또는 무지방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단백질 파우더 드링크와 셰이크 등 각종 다이어트 보조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전문 피트니스 웨어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아디다스와 손잡고 올해 초 유명 백화점에서 피트니스 웨어를 판매해 뉴요커들의 쇼핑 리스트 상위에 올랐다. 힙합 스타 퍼프 대디도 자신의 패션 브랜드 ‘숀 존’을 통해 피트니스 웨어를 선보였다.

길거리에서 1달러짜리 커피를 파는 ‘커피 카’의 무지방 우유가 너무나 당연하고, 인기 직장의 점심 메뉴가 이탈리아 식초와 올리브 오일을 곁들인 샐러드가 전부인 뉴욕. 얼핏 보면 뉴요커들은 늘 다이어트와 전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뉴요커들에게 다이어트는 단지 살을 빼고 옷 치수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안팎으로 건강한 삶을 즐기기 위한 기초로서 삶에 깊숙이 스며 있다.

뉴욕=최영은 통신원 blurch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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