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신기록’ 최후관문 1,100 선 어떻게 뚫을까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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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8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1,138.75는 증시에서 오랫동안 넘지 못할 벽으로 여겨지고 있다. 2000년 정보기술(IT) 열풍 때에도, 2002년 높아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근거한 주가 상승기에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그런데 ‘적립식 펀드 혁명’으로 불리는 올해, 숙원이었던 기록 경신이 이뤄질 기세다. 거래소 시가 총액은 이미 사상 처음으로 500조 원을 돌파했다. 지수는 1,100 선 턱밑까지 올라와 있다. 신기록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이뤄질 것인가.》

○ 삼두마차가 이끄는 상승세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투자자와 증시가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고른 상승으로 지수가 1,000을 넘었는데도 ‘과열됐다’는 분위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적립식 펀드를 통한 안정적인 자금 공급과 세계 증시의 강세, 그리고 2분기(4∼6월)를 바닥으로 하반기에 호전이 예상되는 기업 실적이 증시를 이끄는 삼두마차다.

특히 각각 11조 원을 넘어선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은 여전히 증시를 떠받치는 기둥.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증시 대장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10배 안팎으로 저평가 상태인 것도 증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각 증권사도 앞 다퉈 지수 전망을 올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2개월 종합주가지수 목표를 종전 1,140에서 1,220으로 올렸다. JP모건증권도 올해 종합주가지수 목표를 1,050에서 1,2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증권도 1,150에서 1,200∼1,250 선으로 수정했다.

○ 단기 전망은

먼저 투자심리로 볼 때 1,100 선을 어떤 모습으로 돌파하느냐에 따라 신기록 달성 시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1,100 선이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해 좀처럼 넘지 못한다면 한국 증시의 장기 박스권 상단인 1,100 선에 대한 투자자의 기억이 되살아나 지수가 더 주춤거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단번에 1,100 선을 넘고 지수가 그 위에서 안정된다면 박스권 돌파에 대한 믿음이 확산되면서 폭발적인 추가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3분기(7∼9월) 기업 실적. 최근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증시 상승세는 2분기 실적이 최악이었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는 것. 기대처럼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좋아져야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또 일종의 외상으로 주식을 사들인 미수금 잔액이 1조2000억 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이 돈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지수가 1,000을 넘었는데도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하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급등에 대한 차익 실현보다 실적 호전에 기대를 갖고 추격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삼성전자 63만원 도달땐 1,120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종전 최고치인 63만 원 선까지 오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적어도 1,12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21일 ‘삼성전자로 본 향후 종합주가지수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7만 원을 돌파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900을 넘어 상승세가 계속됐다”면서 “과거 사례로 볼 때 삼성전자가 증시를 선도하면서 저항선을 뚫고 오를 때마다 종합주가지수도 새로운 차원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달 11일에도 삼성전자가 53만 원 선을 넘어서자 종합주가지수도 5년6개월여 만에 1,040을 돌파했다.

그는 “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삼성전자 주가의 1차 저항선은 63만8000원, 2차 저항선은 68만 원”이라며 “1차 저항선을 넘으면 최소한 종합주가지수는 1,120∼1,240, 2차 저항선을 넘으면 1,200∼1,48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비해 5000원 오른 56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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