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2% 절상… 달러 고정 환율제 폐지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12분


코멘트
중국은 22일부터 위안화 환율을 달러화에 고정한 페그(peg)제를 폐지하고 복수통화바스켓(basket) 제도를 시행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약 8년간 유지해 왔던 위안화를 2.0% 평가절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21일 국영 TV로 방영된 성명을 통해 “위안화 환율을 달러에 고정한 현행 페그제를 더는 운영하지 않고 외국 통화들과 연계해 하루 0.3% 폭 내에서 변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바스켓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외국 통화들과 연동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런민은행은 또 이날 오후 8시(현지 시간)를 기해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8.2765위안에서 8.11위안으로 절상했다.

중국의 조치가 나온 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더욱 신축적인 환율제도를 채택하려는 중국 정부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새로 채택하는 환율제도를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환율제도 변경 및 위안화 절상은 다음 달 1,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앞두고 갑자기 이루어졌다.

미국은 최근 10년 동안 위안화가 실제 가치보다 40%나 저평가돼 중국 수출품들이 ‘부당한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다면서 절상 압력을 가해 왔다.

위안화 절상 발표 직후 달러화는 엔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이영균(李英均) 국제담당 부총재보는 “단기적으로는 달러당 원화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 강력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페그제:

정해진 환율 변동 폭 상한선까지 환율이 변하면 정부가 개입해 원래 환율 수준으로 돌려놓는 제도로 사실상의 고정환율제. 중국은 1995년부터 1달러에 8.28위안으로 묶어놓고 하루 변동 폭을 제한해 왔다.

:바스켓제:

달러화 외에 유로화 엔화 등 주요 국제통화를 바스켓으로 묶은 뒤 이들 통화의 환율 움직임을 반영해 가중 평균 방식으로 적정 환율을 산출해 고시하는 방식. 고정환율제도에 비해 훨씬 유연하지만 환율을 시장에 완전히 맡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리변동환율제도로도 불린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