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연방 대법관에 보수성향 로버츠판사 지명

  • 입력 2005년 7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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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일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연방대법관 후임에 존 로버츠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TV로 생중계된 내정자 발표에서 “로버츠 판사는 정의를 위해 전 생애를 바쳤다”면서 “그의 지성과 건전한 판단 그리고 겸손함은 널리 존경을 받아 왔다”고 높이 평가했다.

로버츠 내정자는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1981∼82년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관의 재판연구관을 거쳤으며 2003년부터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일해 왔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副)고문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법무부 수석부차관도 지냈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종신제다. 올해 50세인 로버츠 내정자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 20년, 30년도 근무할 수 있다. 그만큼 미국 정치와 미국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은 그의 상원 인준을 둘러싸고 앞으로 수개월 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부시 대통령이 ‘검증된 보수 공화당원’인 로버츠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것은 대법원을 확실히 보수화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이라고 미 언론들은 해석했다.

로버츠 판사 지명에 대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보수 단체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의원 70여 명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반응은 일단 조심스럽다. 로버츠 내정자의 판사 경력이 2년밖에 안돼 중요한 판결 사례가 많지 않고 아직 판사와 변호사로서의 활동 기록을 검토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버츠 내정자가 법무부 수석부차관으로 재직할 당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한 것이 개인 소신이었는지 아닌지가 검증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백악관은 로버츠 내정자가 워싱턴 변호사들 사이에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평판이 좋고 법률적 능력을 크게 인정받고 있는 만큼 결국 상원 인준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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