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했던 한 프랑스 화가가 1930∼50년대 한국에서 제작한 판화작품이 그의 양녀인 재일동포에 의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재일동포 금속공예가인 나성순(羅聖順·59·사진) 씨는 20일 한국을 찾아 자신이 소장해 온 프랑스 화가 폴 자크레(1896∼1960) 씨의 다색판화 109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 기증작은 한국인의 일상생활 등 동아시아의 생활상을 주로 표현한 것. 자크레 씨가 1930∼50년대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을 때 만든 작품들이다.
당시 어머니가 경성제대 교수인 일본인 의학박사와 재혼해 서울에 살게 된 것을 인연으로 한국을 자주 찾은 자크레 씨는 한국의 생활상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자크레 씨와 기증자인 나 씨의 인연은 나 씨의 아버지 나영환 씨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영환 씨는 1930년대 일본에서 자크레 씨를 만나 함께 생활하면서 그의 작품 활동을 도왔다. 자크레 씨는 그 인연으로 딸 나 씨를 양녀로 삼았고 작품의 저작권을 모두 물려준 것이다.
중앙박물관은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20주년인 내년에 나 씨가 기증한 작품을 공개 전시할 예정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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