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보장된 언론중재위 사무총장, 위원장이 사퇴 강요 물의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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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사무총장
최정 사무총장
조준희(趙準熙) 언론중재위원장이 임기가 보장된 사무총장의 사퇴를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는 문화관광부가 이달 초 현 총장의 임기 연장에 반대하도록 중재위원들에게 압력을 넣은 데 이어 불거진 일이어서 문화부가 중재위 장악을 위해 외압을 가한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중재위가 총장 임기 개시일을 3월 31일로 명시한 운영 규칙을 15일 확정함에 따라 최정(崔正) 현 총장의 임기는 2008년 3월 31일까지로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18일 최 총장에게 “19일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했으며 최 총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날 수 없다”며 자진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이후 총장을 거치지 않고 실장과 팀장을 통해 중재위 업무를 처리하도록 해 최 총장을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20일 중재위원 임시총회를 소집해 최 총장을 물러나게 하는 안건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조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 총장의 임기를 연장하는 중재위 운영규칙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이 개정안에 찬성하는 서명도 했다.

중재위의 한 관계자는 “최 총장의 임기 연장에 이의가 없었던 조 위원장이 4일 문화부의 반대 입장이 전해지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최 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며 “현재 법적으론 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운영위와 총회를 통해 15일 확정된 운영규칙을 다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현 정권에 참여한 사람을 많이 배출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초대간사와 민주화보상심의위원장, 사법개혁위원장을 역임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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