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 동갑내기 준사관 삼총사 휴전선 따라 강행군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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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철책 155마일을 따라 국토를 횡단하는 도보 답사에 나선 육군 준위들. 왼쪽부터 국방부 합동조사단 김경렬, 윤병록 준위, 한 사람 건너 이수환 준위. 사진 제공 국방부
휴전선 철책 155마일을 따라 국토를 횡단하는 도보 답사에 나선 육군 준위들. 왼쪽부터 국방부 합동조사단 김경렬, 윤병록 준위, 한 사람 건너 이수환 준위. 사진 제공 국방부
“휴전선 철책 길을 동료들과 함께 걸으면서 군인으로서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군 생활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올해 군 복무 30주년을 맞은 52세 동갑내기 헌병 준사관 3명이 휴전선 철책 155마일을 따라 국토를 횡단하는 도보 답사에 나섰다.

국방부 합동조사단 김경렬, 윤병록 준위와 육군 56사단 이수환 준위는 모두 6주에 걸쳐 주말을 이용해 휴전선 155마일 철책을 구간별로 나눠 걷기로 하고 이달 3일 동부전선 최북단의 한 초소에서 행군을 시작했다.

상급 부대의 사전 승인절차를 얻는 것도 복잡했지만 무더위 속에 전투복 차림으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종일 행군을 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김 준위 등은 “휴전선 철책 길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발바닥에서 불이 나고 숨이 턱턱 막혀 후회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선 젊은 장병들에게도 버거운 강행군이라면 일정을 조정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착하는 부대의 장병들이 얼음물과 물수건을 건네주며 “꼭 완주하라”고 격려해 줄 때마다 쌓인 피로가 씻은 듯 사라졌다.

이번 답사는 최전방 장병들의 열악한 복무환경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김 준위 등은 “재래식 화장실, 취사장이 수십 년 전과 별 차이가 없고 담요는 속이 다 보일 정도로 낡아 가슴이 아팠다”며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군 장병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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