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70돌파… 앞으로 증시 주도할 종목은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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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화려한’ 종목장세라는 말이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얼마 안 올랐지만 오른 종목 수가 매우 많은 경우, 즉 지수는 10포인트 정도 올랐을 뿐인데 거래소 상승 종목 수가 500종목에 육박하는 날을 일컫는 말이다. 시세판이 온통 빨갛게 물들기 때문에 ‘화려한’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서 화려한 종목장세가 장기간 지속된 적은 거의 없다. 몇 차례 큰 대세 상승 흐름은 사실상 몇몇 대형주가 주도했다.

올해 상승장에서 이런 종목장세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까지는 중소형주가 증시를 이끌어 화려한 종목장세가 펼쳐졌다.

그러다 7월 들어 대형주들이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주도권을 다시 넘겨받은 모습이다.


●종목 장세의 전제

종목장세의 전제는 두 가지. 대형주의 지수 영향력이 작아져야 한다는 것과 소외 종목이 고른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증시의 대세 상승 시기(1993, 1999, 20001년) 모두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었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에서는 달랐다. 삼성전자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월 25.1%에서 최근 18.2%로까지 줄었다.

소외 종목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적립식 펀드를 기반으로 한 장기 자금이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위주의 대형주보다 저평가 자산주와 배당주 등 소외 종목에 많이 투자됐기 때문.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끈 디피아이 오뚜기 퍼시스 넥센타이어 태경산업 등도 오랜 소외 주식에서 변신한 중소형주들이다.

●증시 주도할 주식은

일단 단기적으로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증시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1∼6월) 중소형주 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추가 상승에 부담이 있는 상태. 게다가 대형주의 상징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4∼6월) 실적을 바닥으로 하반기(7∼12월) 호전이 예상된다.

또 6월 말 이후 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르면서(원화가치 하락) 중소형주보다 수출 비중이 큰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앞으로 줄곧 대형주가 증시를 이끌고, 중소형주는 다시 장기간 소외되는 ‘양극화 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장기 증시 자금이 끊임없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찾고 있기 때문. 중소형주 주가가 다시 대형주보다 낮아지면 이 자금은 중소형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IT주와 굴뚝주, 수출주와 내수주들이 번갈아가며 증시를 주도하는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앞으로 경기민감 대형주와 저평가 중소형주는 배타적이 아니라 서로 보완 발전하며 상승하는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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