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9기 국수전…흑의 완승

  • 입력 2005년 7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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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한 번도 우세를 내주지 않은 완승국이지만 백의 불꽃같은 추격이 볼 만한 한 판이었다. 백은 몇 차례나 흑의 바로 뒤까지 쫓아갔지만 마지막 역전의 한 걸음을 넘지 못했다. 흑은 위기에 몰릴 때마다 맥점을 터뜨리며 백의 추격을 막아 냈다.

바둑은 결국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는가의 싸움이다. 흑은 가끔 과한 수는 있었지만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다. 백도 초반 하변 대마가 몰리며 비세를 면치 못했지만 침착한 타개로 흑의 승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패배는 마지막 실수를 저지른 백에게 돌아갔다. 좌변 끝내기를 서두른 것이 대세를 놓치고 잔돈을 밝힌 수였다. 이 여파로 좌하귀 백 한 점이 움직이는 데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좌하귀에서 두 수 늘어진 패가 났지만 백이 이길 수 없는 패였다.

어떨 때는 크게 뒤지고 있어도 상대의 큰 실수로 한 번에 역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바둑처럼 한 걸음을 좁히지 못해 지는 경우도 있다. 바둑 한 판의 운명도 인생사와 닮았다. 66…30, 135…126, 166·176·182·188…160, 173·179·185·191…161. 소비시간 백 3시간 57분, 흑 3시간 58분. 229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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