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나는 김대중에게 속았다”

  • 입력 2005년 7월 19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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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前자민련총재동아일보 자료사진
김종필 前자민련총재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종필(金鍾泌) 전 자민련 총재가 월간조선 8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김대중(金大中)씨에게 속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가 내 손을 잡으면서 내각제 개헌과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을 약속했으나 허사였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재는 “김 전 대통령에게 내각제 발의를 계속 요청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그가 공산주의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2000년 평양회담을 보고 끝이 왔구나 싶어 연정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와 손을 잡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회창씨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재는 “2000년 여름 20석 이하의 교섭단체도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이회창씨가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한 일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총재는 또 2002년 대선 때 투표를 안 하고 기권한 이유에 대해 “거짓말쟁이(李 전 총재)는 안되고, 다른 하나(盧 대통령)는 의심스럽고 그래서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선 직후 김 전 총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밤이 되면 진가를 드러내는 낮의 촛불’이라 칭송한 바 있다.

김 전 총재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002년 초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회장을 만난 뒤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김정일이 박근혜 대표를 만나 박 대통령 치적을 칭찬한 것은 이중적 계산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며 “거기에 왜 놀아나느냐”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재는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에 대해선 “군부가 나오지 않아야 할 때 나와서 집권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일단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잘한 면이 있다”고 평했다.

정계 은퇴 이후 근황에 대해 “실업(實業)인으로 갔다면 돈이라도 모았을 텐데 정치가는 이름은 날지 모르지만 속이 텅텅 빈 허업”이라 며 “나도 2~3년 후에는 어떻게 살까 걱정이여”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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