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번엔 프린터 신화?…애물단지서 보물단지로

  • 입력 2005년 7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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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 사업이 제2의 애니콜 신화를 이어간다.’

삼성전자의 프린터 사업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린터의 세계시장 규모는 100조 원 안팎. 미국(HP)과 일본(캐논, 엡손)이 장악해 왔는데 한국 업체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것. 특히 휴대전화와 비슷한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며 기존의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프린터는 컴퓨터 파일을 출력하는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TV, 휴대전화 등과 결합한 복합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기존의 흑백 프린터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애물단지’에서 ‘성장 동력’으로

삼성전자는 1983년부터 팩스와 프린터 사업을 시작해 1990년대 중반 독자적인 레이저 프린터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해외수출을 시도했지만 쓴맛을 봤다. 미국 일본 기업과의 기술격차가 크고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이후 매년 매출액의 7∼8%(제조업 평균 4%)를 연구개발(R&D)에 쏟아 부으며 실력을 키워 2000년 다시 해외진출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독자 브랜드 수출물량은 2000년 22만 대에서 2004년 220만 대로 늘었고 흑백 레이저 프린터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11.6%로 세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앞으로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컬러 레이저 프린터는 2003년 4분기(10∼12월) 점유율이 0.7%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1∼3월)엔 4.7%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프린터에 적용해 제품 크기를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었던 점이 주효했다.

○‘제2의 애니콜’을 만들어 낸다

영국계 CSF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5년 전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이 지금처럼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매우 적었다”면서 “프린터 사업은 향후 5년 동안 휴대전화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1년 8%(매출 7조550억 원)에서 올해 15%(매출 18조8700억 원)로 높아질 전망이다. 프린터는 같은 기간 3.7%(매출 6000억 원)에서 8.0%(2조 원)로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CSFB는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이 5∼10%로 HP(16%)와 캐논(22%)에 비해 낮지만 △독자 브랜드 수출 증가 △로열티 지급액 감소 △소모품 판매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이익률이 두 자릿수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신현대 상무는 “프린터는 팔고 난 뒤 카트리지 등 소모품 교체 수요가 매우 크고 이익률도 높다”며 “삼성 프린터가 전 세계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어 앞으로는 소모품 부문에서 많은 이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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