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2008년까지 IC카드로 교체

  • 입력 2005년 7월 18일 0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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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카드는 교통카드처럼 단말기 앞에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웨이브 시스템'을 올해 안에 국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제공 비자카드
비자카드는 교통카드처럼 단말기 앞에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웨이브 시스템'을 올해 안에 국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제공 비자카드
비씨카드사에 다니는 이경률(李坰律·29) 씨는 지난달 말 여자친구와 식사를 하다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회사에서 받은 집적회로(IC)칩 내장 카드로 결제하려 했지만 사용법을 잘 모르는 레스토랑 직원이 결제가 안 된다며 다시 카드를 들고 왔다. 마그네틱 띠가 있는 카드로 착각하고 단말기에 긁었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는 IC카드용 단말기가 있었지만 레스토랑 직원이 깜박한 것.

○ 긁지 않고 댄다

신용카드회사들은 새로운 방식의 결제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카드를 꽂거나 대는 것으로 결제가 해결되는 신용카드 결제기술이 이르면 올해 안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2008년까지 모든 카드를 IC카드로 바꾸겠다는 금융감독원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비씨카드는 지난달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사옥 부근 40여 개 가맹점에 IC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뒤 직원들에게 시범적으로 IC카드를 사용하도록 했다.

비씨카드 측은 “올해 말이면 대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IC카드를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자카드는 ‘웨이브’라는 이름의 소액 결제용 IC카드 결제시스템을 올해 중에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드를 단말기에 4cm 정도 가까이 대면 카드 안의 안테나가 초고주파를 쏴 결제가 이뤄진다. 서명은 필요 없다. 교통카드와 비슷한 방식이다.

마스터카드는 이와 비슷한 개념의 비접촉 결제방식인 페이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가맹점에는 페이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10월부터 설치된다.

IC카드는 카드 내의 정보가 암호화돼 있어 카드 복제가 힘들고 정보를 6만4000자까지 저장할 수 있다. 마그네틱 카드는 200자만 가능했다. 저장용량이 커 신분증, 인증서, 의료 기록 등 다양한 정보를 넣어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다.

○ 긁고 누르는 것에서 쏘기까지

한국에 신용카드가 도입된 것은 1980년 국민은행이 신용카드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때는 거래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제시하면 가맹점에서는 신용카드 위에 매출전표를 올리고 볼펜 등으로 긁어 카드의 돌출된 부분이 종이에 표시되도록 했다. ‘카드를 긁는다’는 표현은 여기서 유래했다.

1982년 신용카드가 확산되면서 가맹점에는 압인기가 보급됐다. 볼펜으로 긁다 보니 결제에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기 때문이다. 카드와 매출전표를 압인기 안에 넣고 ‘누르면’ 전표에 회원정보가 찍혀 나오는 결제방식이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마그네틱 띠를 읽는 단말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카드를 긁으면 신용카드회사 시스템에 온라인으로 연결된 단말기가 뒷면의 마그네틱 띠를 읽어 결제한다.

비자카드 장성빈(張成彬) 이사는 “휴대전화에 내장된 칩으로 ‘쏘는’ 결제방식도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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