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

  • 입력 2005년 7월 16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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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천 강화군 화도면 여차리 강화갯벌센터 내 조망대.

“와∼ 멋있다. 갯벌에 무슨 새가 저렇게 많아요.”(어린이)

“강화 갯벌에는 먹을 것과 쉴 곳이 많아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등 희귀 새들이 많이 찾고 있어요.”

갯벌 교육을 담당하는 이혜경(39·인천환경운동연합 기획실장) 씨는 쏟아지는 어린이들의 질문에 빠짐없이 답변을 했다.

“갯벌은 언제 들어가요” “빨리 갯벌에 들어가요.”라는 요구가 계속 쏟아졌다.

“갯벌은 놀이터가 아니예요. 갯벌을 마구 밟고 조개를 잡으면 새들은 먹이가 없어 갯벌을 떠나게 돼요.”(이 실장)

이 실장은 갯벌 센터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갯벌에 발을 딛는 순간 제2의 환경오염이 시작 된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호미 들고 갯벌에 들어가 조개 등을 캐는 것을 갯벌체험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진정한 체험은 갯벌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새를 비롯한 각종 생물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공부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실장은 1995년 인천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면서 갯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때만해도 갯벌의 중요성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그 해 겨울 회원들과 강화 동막 해수욕장 갯벌로 생태기행을 오면서 하구(河口) 갯벌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강화 남단갯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갯벌에서 겨울을 나는 기러기, 청둥오리를 관찰하면서 갯벌이 가진 가치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는 회원들과 함께 96년 3월 ‘인천 연안갯벌’ 심포지엄을 열었다. 각종 오염물질이 한강을 통해 강화 남단으로 유입돼 갯벌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만큼 서울, 경기, 인천이 처리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 때 제기됐다.

강화도 해안가로 밀려 온 쓰레기를 수거해 한강에 쌓아 놓은 퍼포먼스를 열기도 했다. 현재 3개 시도는 쓰레기 처리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있다.

2001년 9월에는 저어새 국제심포지엄에서 강화도 인근의 석도 등 무인도 답사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1000여 마리 만 남아 있는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라는 것을 일부 학계의 주장을 재차 확인한 것.

그리고 강화에 갯벌교육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지 4년 여 만에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인천에서 매일 강화로 출퇴근하는 그는 “센터를 방문해 교육을 받은 사람 중 ‘갯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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