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자체, 서울 유학생用 기숙사건립 잇달아

  • 입력 2005년 7월 16일 0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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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출신인 탁선호(卓琁浩·27·고려대 사회학과 4년) 씨는 방학기간인 15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문경학사(學舍)’에서 취업 준비를 했다. 문경학사는 1998년 2월 현 박인원(朴仁遠) 문경시장이 살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일종의 기숙사. 2002년 8월에는 기존 학사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새로운 문경학사가 마련됐다.》

현재 두 곳의 문경학사에서 공부하는 문경 출신 대학생은 60여명. 입학에서 졸업 때까지 숙식이 무료다. 방학이라 1∼2학년은 고향으로 갔지만 취업을 준비 중인 3∼4학년 20여명은 이곳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2003년 이 곳에 다시 들어온 탁 씨는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어 공부에 열중할 수 있다”며 “지금 받고 있는 혜택은 훗날 고향을 위해 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학생들의 식사와 빨래 등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이영자(57·여·문경시 점촌동) 씨는 “이곳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대부분 좋은 데 취업했다”며 “아들 같은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경학사처럼 서울의 대학으로 진학하는 고향 학생들을 위해 학사를 마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농어촌특별전형을 점차 확대키로 해 지역 출신 대학생을 위한 학사 건립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양군은 내년 3월 개관 목표로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160평의 부지를 마련하고 서울학사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영양학사 건립에 필요한 25억 원은 전액 군 예산으로 충당했다. 입주 대상 학생은 20여명 선.

영양군 자치행정계 박경해(朴京海) 씨는 “군 인구감소를 고려해 적정 규모의 학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입주 학생들에게는 방과 편의시설 등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양학사는 기숙사 용도뿐 아니라 재경향우회 사무소와 농특산물 직판장 등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청송군 주민들은 출향 인사를 중심으로 서울학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출향인 한 명이 기증한 35평 주택을 개조해 2학기부터 5명 안팎의 대학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영덕군은 1998년 12억 원을 들여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학사를 마련해 현재 4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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