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태화루 복원 무산위기

  • 입력 2005년 7월 15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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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루(太和樓) 복원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울산시 등 행정기관이 소극적인데다 태화루 터에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

신라시대에 건립된 태화루는 진주 촉석루와 밀양 영남루, 안동 영호루와 함께 ‘영남 4대 누각’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시와 지역 문화계는 1990년부터 ‘태화루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995년에는 국비 등 10억 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그러나 태화루 위치를 두고 ‘태화동 로얄예식장 일원’이라는 의견과 ‘태화동 동강병원 인근 내오산 일원’이라는 주장 등이 나오면서 복원사업은 중단됐고, 확보했던 예산은 다른 곳에 쓰였다.

이후 향토사학자들은 삼국유사와 울산읍지 등을 토대로 태화루는 로얄예식장 자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시에 태화루를 복원 사업의 재추진을 촉구했다.

하지만 시는 이 일대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지 않는 등 소극적이었다.

H사는 최근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위해 로얄예식장을 포함한 태화루의 옛 부지 일대 2000여 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는 도시계획상 ‘상업지역’이어서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에 문제가 없다.

서진길(徐鎭吉) 전 울산문화원장은 “태화루는 울산의 기상이 깃든 상징물인 만큼 울산시가 적극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시민서명운동과 궐기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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