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년만에 최고… 엇갈린 행보

  • 입력 2005년 7월 1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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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종합주가지수가 10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흔히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주식을 사들인 금액보다 판 금액이 2148억 원어치나 많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8일 이후 13일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팔자’에 나서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들은 지난달 30일 이후 11일째 계속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지수가 11.77포인트 오른 데는 외국인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렇게 장이 좋은데도 개인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개인의 증시 이탈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개인투자자 증시 떠나나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판 주식은 산 주식보다 1조1282억 원어치나 더 많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 이상 오른 시점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주가가 좀 하락한 뒤 다시 들어오려는 투자 행태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그런 전술적 후퇴가 아니라 개인들이 이참에 증시를 아예 떠나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2003년 3월부터 올해 6월 7일까지 2년 2개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 시장에서만 16조7000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그다지 장세가 나쁘지 않았던 올해 5월과 6월에 23일간이나 순매도를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인투자자의 투자 잠재력을 보여 주는 고객예탁금을 봐도 개인의 영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2조2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그러나 고객예탁금은 1조6000억 원가량만 늘었다. 4700억 원 정도의 미수금까지 감안하면 1조 원 이상의 개인 자금이 증시를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손실을 본 좋지 않은 기억이 워낙 강해 장이 좋을 때 차익을 실현한 뒤 다시 증시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굳어져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외국인은 주식 대거 사들여

최근 강세장은 거의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 덕분이다.

또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에 집중돼 있다. 그만큼 전반적인 주가지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미국 경기가 회복돼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도 외국인에게는 상당한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브릿지증권 이상준 리서치센터팀장은 “개인은 떠나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면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그들이 사들이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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