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량의 ‘슬픈 해전’이 찾아온다

  • 입력 2005년 7월 14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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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대하역사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오랜만에 스펙터클한 해상전투신으로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이번 해상전투에서 예전과 같은 승리의 감격을 맛보기는 어려울 듯 싶다. 조선수군의 판옥선 150여척, 협선 134척, 거북선 3척과 함께 수군 2만여명이 도륙되거나 수장되는 치욕의 ‘칠천량 해전’이 이번주말 방영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조선 수군이 궤멸당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가슴아프지만 한 지휘관이 잘못된 판단이 어떻게 그 조직을 키우고 또 붕괴시킬 수 있는 가를 똑똑히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제작진이 이 드라마 홈페이지에 올린 91(15일), 92회(16일) 대본을 보면 왜군의 부산본진을 공격할 수 없음을 뒤늦게 깨달은 원균이 도원수 권율에게 수륙협공을 요구하지만, 오히려 권율에게 곤장을 맞는 치욕을 당하게 된다.

원균은 무모한 줄 알면서도 부산출전을 감행하고, 다대포 앞바다에서 일본 전함 8척을 맞아 격파하는 가벼운 전공을 올리지만, 결국 강풍과 일본군의 매복에 말려 대패하게 된다.

시청자들은 이 전투 장면에서 삼도수군 통제사 원균,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 최호 등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이순신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낯익은 장졸들의 죽음을 보게 된다.

한편 ‘불멸의 이순신’게시판에는 칠천량 해전을 앞두고 ‘원균 충신론’에 대한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어, 이번주말 그의 죽음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반응이 달라질 전망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91회분(16일) 대본 미리보기

부산을 공격하라는 조정의 압박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원균은 이순신이 남긴 방대한 작전계획서와 전략전술 지도들을 통해 수군이 부산의 적을 공격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원균은 도원수 권율에게 수군만으로는 안위를 보장할 수 없다며 육군이 가덕과 안골의 적을 물리치면 부산으로 출격할 것이니 육군이 협공해줄 것을 요청한다.

수군만으로 부산을 공격할 자신이 있다고 호언하여 이순신의 압송을 재촉했던 원균이 이제는 육군이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라며 버티고 있는 현실에 화가 난 권율은 원균을 불러 곤장을 치며 당장 부산을 공격할 것을 명한다.

권율로부터 곤장에 모욕적인 언사까지 들은 원균은 이순신이 남긴 자료들을 모조리 태워버린다. 이영남은 더 이상 육군이 협공하지 않아 부산을 칠 수 없는 것이라 변명하지 말고 결코 부산을 공격할 수 없단 이순신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라 인정할 것을 종용해보지만 급기야 원균은 이영남 마저 파직시키고 만다.

92회분(17일) 대본 미리보기

정유년 7월. 원균은 승리에 대한 확신 없이 무모하게 부산으로 출전한다. 조선수군의 출전만을 기다렸던 일본수군은 일단 원균에게 다대포 앞바다의 작은 승리를 허락한다.

승승장구, 용기를 얻은 원균은 이 여세를 몰아 부산으로 진격할 것을 명하지만 절영도 앞바다의 일본수군은 완벽한 방어태세를 갖추고 원균이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가덕도로 퇴각하는 조선수군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일본군의 매복이었다. 기만술, 매복, 기습공격! 일본수군이 짜 놓은 전략에 말려 가덕도에서 군사 500을 잃은 원균은 다시 칠천도 외줄포로 퇴각한다.

수군의 상황을 전해들은 이순신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할 것 같다며 이영남에게 한산도 청야(淸野)를 명하고 도원수 권율을 찾아가 통제사 원균에게 내린 출격명령을 거두어 줄 것을 간곡하게 청한다.

칠천도에 기항한 채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장졸들의 공포는 날로 극심해지고, 처음부터 승산 없는 싸움이라고 판단했던 경상우수사 배설은 휘하 12척의 전선을 이끌고 칠천도 인근을 탐망하겠다고 나서 돌아오지 않는 일까지 발생한다.

그 뒤를 이어 장졸들의 탈영이 빗발치고 더 이상 출격명령을 내릴 수 없는 원균은 그제야 뼈아픈 후회를 하고 한산도로 귀영할 것을 명한다.

속히 한산도로 돌아가 전열을 정비하여 이전처럼 견내량 봉쇄에 전념한다면 아직 승산이 있다며 희망에 들떠있는 조선수군. 그러나 적은 이미 칠천도를 3,4겹으로 포위한 채 공격을 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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