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논란으로 논술학원 북새통…방학 앞두고 문의 폭주

  • 입력 2005년 7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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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작2006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13일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시킨 한 수험생이 이화여대 입학처에서 지원상담을 받고 있다. 1학기 수시 원서 접수는 22일까지 대학별로 진행된다. 전영한 기자
1학기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작
2006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 13일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시킨 한 수험생이 이화여대 입학처에서 지원상담을 받고 있다. 1학기 수시 원서 접수는 22일까지 대학별로 진행된다. 전영한 기자
2008학년도 서울대 본고사 부활 논란이 한창이던 8일 부산 연제구 중앙로 국제신문사 대강당에서 열린 ‘비평적 읽기와 토론 논술’ 설명회에는 500여 명의 학부모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독서·논술 전문학원 LC교육연구소 박승렬 소장은 “5월부터 전국 순회 설명회를 열고 있는데 최근 논술 열기에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5월 이전에는 가맹점이 20여 개였으나 최근에는 100여 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과 서울대의 본고사 논란 이후 여름방학을 앞둔 서울 강남 등 학원가에서는 논술 학원과 관련 강좌가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논술부터 잡아라”=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보면 건물마다 논술학원 간판이 눈에 띌 정도로 논술학원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사회 과학탐구 전문 학원들도 논술학원으로 전환하거나 논술 강좌를 신설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15일부터 학원들은 학부모를 상대로 여름방학 특강 설명회를 잇달아 열 예정이다.

‘박학천논술교실’의 천완수(서울 개포점) 원장은 “전에는 문의 전화가 하루 20∼30통이었지만 최근에는 100통이 넘어 식사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원 춘천시의 ‘한우리 독서논술학원’의 박혜숙 원장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고교생 학부모의 문의가 많다”며 “논술이 어떻게 출제될지 몰라 불안해 일단 학원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술 열풍은 2008학년도부터 논술 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은 예상됐지만 실체도 없는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한 논쟁에서 비롯됐고 결과적으로 학부모에게 ‘2008 대입=본고사’라는 인식만 심어줬다는 지적이다.

일선 고교도 논술 보충수업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숙명여고는 지난해 여름에는 ‘논술 기초반’ 2개 학급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3개 학급으로 늘렸다. 수강자도 30여 명에서 120여 명으로 늘었다.

이 학교 김모 교사는 “본고사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논술이라도 준비하자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진명여고 1학년 고앤이(16·서울 강서구 화곡동) 양은 “겨울방학 때까지만 해도 논술학원에 다니는 친구가 10명 남짓이었지만 이번 여름방학에는 30명 이상 된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을 없애라”=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의 중요성이 본고사 논란과 겹쳐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학원들은 학생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논술의 중요성을 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대학은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때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이 어떻게 결론 날지 모르지만 250자 내외로 답변하는 형식은 전통적 논술로 보기 어렵다”며 “이전의 논술 형태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1 딸을 논술학원에 보내는 이강원(47·서울 강남구 개포동) 씨는 “자꾸 본고사가 부활한다고 하니까 시험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실체가 나오기 전에 뭐라고 규정하지 말고 예시 유형부터 밝히라”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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