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백운고가도로 재가설이냐 철거냐 ‘갈팡질팡 행정’

  • 입력 2005년 7월 13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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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쪽 관문을 동서로 횡단하는 남구 백운동 백운고가도로의 길이를 늘려 재가설하는 계획이 시 당국의 ‘갈팡질팡 행정’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박 시장 “이유 달지 말고 철거…”=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은 11일 간부회의에서 “백운고가도로를 연장하느냐 철거하느냐로 말들이 많은데 더 이상 이유를 달지말고 철거할 것”을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박 시장의 이 발언은 올 초 “도시미관 차원에서 철거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나온 것으로 자신의 정책의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책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고가도로가 광주 최고의 상습체증지역을 통과하는데다 2001년 이미 전문기관 용역결과에 따라 길이를 늘려 재시공하기로 실시설계까지 마친 상태라는 점. 여기에 최근 수 년 간의 변화된 교통현실을 고려해 재가설안에 대한 재용역조사를 지난해 11월 발주, 다음달 말이면 그 결과가 나올 시점이어서 박 시장의 발언은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당국 한때 “고가도로 길이 2배로 연장”=2001년 시가 연장 재가설을 추진한 이유는 백운광장 교차로의 교통량이 시간당 5845대로 한계용량(3393대)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는 것. 특히 2000년 이후 풍암 금호지구 입주 본격화 및 지난해 상무신도심 시청사 이전 등 요인으로 서쪽 끝 동아병원 앞 교차로의 체증이 더 심해지자 연장 계획을 추진해 왔다.

2008년까지 215억원을 들여 현재 386m인 고가도로를 840m로 늘려 서쪽 끝을 월산동 신우아파트 입구까지 잇는다는 계획이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도 “기존 풍암 금호지구 통행량은 물론 곧 착수될 진월지구 택지개발 및 양림지구 재개발, 봉선지구 신규아파트 입주 수요를 감안하면 하루라도 착공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었다.

▽인근에 대형할인점?=이 고가도로에 인접한 무등시장 상인 등은 2001년 이 고가도로 인근 주월동에 삼성테스코㈜가 대형 할인매장 ‘홈플러스’ 건립에 나서자 ‘결사 반대’를 밝혀 온 상황이어서 이번 시장발언의 파장에 초미의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당시 “삼성 측이 내세운 △고가도로 연장 △백운초등학교∼동아병원간 도로의 일방통행 등 교통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문제의 땅이 1985년 터미널지구로 지정됐다가 ‘교통체증’을 이유로 1993년 일반상업지구로 전환된 만큼 대형할인점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이 같은 여론을 감안해 당시 이 할인점 교통영향평가 ‘부결’ 결정과 함께 할인점 부지에 들어있던 시유지(도로)를 삼성 측에 매각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입점불가’방침을 천명했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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