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용산이전 양해각서 서명

  • 입력 2005년 7월 1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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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통상부장관 공관에서 주한 미대사관 관련 건물 및 부지의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20여 년간 이어져 온 양국의 주한 미대사관 이전 협상이 마무리됐다. 서명식에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이날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임석했다.

MOU의 골자는 미국 측이 서울 중구 정동 1-8 옛 경기여고 부지와 인근 1-39 일대 옛 덕수궁 터 등 정동 일대 땅 7800평을 내놓는 대신 한국 측이 용산 미군기지의 캠프 코이너 2만4000평을 제공하는 것.

미 측은 또 무상 임차해 사용 중인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사관 청사를 비롯해 용산 기지 내 직원숙소, 일반용역인 숙소, 대사관 클럽 등의 시설을 한국에 반환하고 캠프 코이너 부지를 매각할 때는 우리 정부에 우선적인 구매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실제 교환 및 반환은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2008년 이후에 이뤄지게 된다. 한미는 올해 초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정동 부지 반환에 따라 수년 동안 계속돼 온 문화재 훼손 논란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미 측은 옛 경기여고 자리와 그 주변에 2008년까지 지하 2층, 지상 15층의 대사관과 8층짜리 직원용 아파트, 4층짜리 군인용 숙소를 지을 계획이었다. 이곳은 1986년 ‘한미 재산교환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미대사관이 소유하게 된 땅이다.

그러나 2002년경 이곳이 선원전(璿源殿·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화를 모신 곳)과 흥덕전(興德殿·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곳) 등이 있었던 덕수궁 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화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에 부닥쳤다.

이번 MOU가 체결됨에 따라 앞으로 문화재청과 서울시청이 주한 미대사관과 △부지 교환에 대한 구체적 조건과 양측의 조치, 필요사항을 담은 부지교환서 △서울시와의 행정적 협조를 위한 양해각서 △정동부지와 주한 미대사관저 간의 ‘경계벽 설치에 관한 합의서’ 등 3개 후속 합의서를 체결해야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합의로 한미 동맹의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대사관 이전 문제가 마무리되고 역사적 문화유적을 복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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