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 ‘들러리’ 아닌지 돌아봐야”

  • 입력 2005년 7월 1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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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배재빌딩에서 ‘학부모 운동의 정체성과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현재 학부모 운동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건국대 주경복(朱璟福·불어불문학)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도입, 자립형 사립고와 특목고 확대 등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은 결코 교육적이지 않다”며 “앞으로 학부모 운동이 신자유주의 극복을 당면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의 박유희(朴兪姬) 이사장은 “신자유주의는 우리가 피할 수도 없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적응해야 하는 세계적 패러다임”이라고 반박했다.

박 이사장은 “정체가 모호한 신자유주의 극복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학부모의 소박한 뜻을 함께 펼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며 “학부모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학부모 운동은 오래 가지 못하고 전문가 집단에 의해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박경양 회장은 “그동안 ‘참교육학부모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종속돼 있다’ ‘서민층의 교육 이해를 대변하는 데 소홀하다’는 등의 비난을 받아 왔다”며 “이런 지적에 거부감을 보일 게 아니라 오해의 원인이 우리에게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성숙(吳星淑) 참교육학부모회 전 회장도 “전교조의 정책에 동조하더라도 교사들이 학부모 위에 군림하는 자세는 비판하고 견제해야 한다”며 “참여정부 들어서 많은 교육활동에 참가한 학부모 단체가 ‘들러리’가 되지 않고 자녀의 입장에서 교육정책을 평가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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