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이슬람계 ‘인종청소’ 10주기 추도식

  • 입력 2005년 7월 1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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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7월 11일은 유럽인들, 아니 전 문명사회에 수치를 안겨준 날이었다. 이날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에 들이닥친 세르비아계 군인들은 단 5일 만에 이슬람교도 남자 어른과 청소년 8000여 명을 학살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악의 학살사건이었다. 당시 스레브레니차에는 6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있었다. 그러나 수적으로나 무기에서 열세였던 평화유지군은 라트코 믈라디치가 이끄는 세르비아계 군인들이 교외의 한 공장에서 남자와 여자, 소년과 소녀를 격리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을 추도하는 10주기 행사가 11일 현지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후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웃 세르비아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피해자인 이슬람교도는 그를 환영하지 않았고 가해자인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강경파도 세르비아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에 반대했다. 갈등의 골은 아직도 깊었다.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의 시발점이 된 보스니아 내전. 1991년 유고연방에서 독립을 시도한 보스니아계 및 크로아티아계가 이에 반대하는 세르비아계와 벌인 싸움으로 모두 26만 명이 숨지고 2만 명이 실종됐다. 지금도 80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시신도 수천 구나 찾지 못하고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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