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증권이 국민은행과 건배?…금융권 ‘적과의 밀월’ 부쩍

  • 입력 2005년 7월 1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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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굿모닝신한증권과 제휴를 맺고 KB증권통장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주식 매도대금 당일 출금서비스’를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굿모닝신한증권이 고객 매도 주식결제대금을 국민은행 계좌로 당일 지급하고, 고객은 주식 매도일로부터 언제든지 은행계좌를 통하여 출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이 신한은행 대신 국민은행과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은행 증권계좌 시장에서 국민은행 점유율은 46%에 이른다”며 “큰 시장에 물건을 뿌리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금융계에서 라이벌 회사 간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적과의 동침’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투신사 가운데 1, 2위를 다투는 한국투자증권(옛 한국투자신탁)과 대한투자신탁. 한투는 한국금융지주(전 동원금융지주)가, 대투는 하나은행이 각각 인수했다.

한국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라이벌이 된 것. 하지만 한국금융지주의 모(母)그룹인 동원그룹 김재철(金在哲) 회장은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남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두 회사가 라이벌이 됐지만 하나은행 주주였던 김 회장에 대해 예우를 갖추고 김 회장의 경영 마인드를 배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제휴 사례는 모바일뱅킹 시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투자증권 SK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한화증권과 함께 ‘모바일뱅킹 멀티증권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우리은행 금융칩으로 은행거래와 증권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은행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이 이 서비스에 동참한 이유는 26만 개에 이르는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킹 금융칩이 이미 사용되고 있기 때문.

우리은행 e비즈니스사업단 한명준(韓明浚) 과장은 “사용자가 많은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킹을 통하면 증권사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김병연(金炳淵)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권에서도 제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경우가 많아 ‘윈윈’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한다”고 평가했다.

금융회사간 제휴 사례
제휴 회사제휴 내용
우리은행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
국민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주식 매도대금 당일 출금서비스
우리은행과 피델리티자산운용 등 20여 개 자산운용사투신상품 판매 제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CD, ATM기 구입비용 등 주변기기에 대한 B2B구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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