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지분 높거나 금융지주회사 편입때 은행경영 효율성↑

  • 입력 2005년 7월 12일 03시 06분


코멘트
외환위기 후 은행의 경영 효율성이 3.9%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외국인 지분이 많거나 금융지주회사가 소유한 은행의 효율성이 많이 개선됐다.

1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밝힌 ‘은행 효율성 측정-한국 은행분야의 성공적인 합병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시중 및 지방은행의 경영 효율성 지표는 평균 0.992로 1997년(0.955)에 비해 3.9% 상승했다.

KIEP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이번 연구를 맡은 일본 주오(中央)대 하라다 기미에(原田喜美枝·회계학) 교수는 “외국인 지분 한도를 높이고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것이 한국 금융 부문 개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말 기준 외국인 지분이 50% 이상인 외환, 한국씨티은행의 경영효율성은 1이었다.

하라다 교수는 “한국 은행들의 효율성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까지 하락세를 보였지만 외국 경영진이 은행 경영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꾸기 시작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꾸준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은 대형화 덕을 톡톡히 봤다.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되면서 노동과 자본의 효율성이 많이 개선된 것.

1997년 제주은행 효율성은 0.691로 당시 25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2년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 2003년 효율성이 0.967까지 상승했다. 광주은행은 1997년 0.943에 그쳤던 효율성이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면서 6% 이상 개선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경영 효율성이 높은 은행이 소비자에게 높은 이자를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제시할 수는 있다고 본다.

::경영 효율성 지표::

종업원 수, 사무실 면적 등 일정 규모의 비용을 투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산출물을 가상으로 설정한 뒤 개별 기업의 실제 산출물을 비교한 것. 은행을 대상으로 할 때는 예금 규모나 수수료 수입을 산출물에 넣는 등 업종과 연구자에 따라 넣는 지수가 다르다. 지표가 1에 가까울수록 기업의 효율성이 높다는 뜻이다.

은행 효율성 추이
은행1997년1999년2001년2003년
신한10.6330.9971
우리10.8580.9351
하나1111
국민110.9721
조흥0.990.83311
외환1111
한국씨티1111
제일1111
전북0.7820.72211
제주0.6910.870.8540.967
대구0.9950.95610.936
부산1110.988
광주0.943111
경남110.9841
전체 평균0.9550.9290.9830.992
효율성이 1에 가까울수록 노동과 자본이 효율적으로 이용됐다는 뜻. 은행 이름은 현재 기준.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