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 중 사육신 중 한 명으로 조선 세조 때 죽은 유성원(柳誠源·?∼1456)의 서찰에는 ‘문익공(文翼公)과 양파공(陽坡公)의 사당’이 등장하나 문익공은 유성원 사후에 태어난 중종 때의 문신 정광필(鄭光弼·1462∼1538)의 시호이고 양파공은 정광필의 후손으로 선조 때의 문신인 정태화(鄭太和)의 호.
목은 이색(牧隱 李穡·1328∼1396)의 서찰에는 편지를 쓴 날짜와 사람이 ‘병인 이월 십구일 기하 이색(丙寅 二月 十九日 記下 李穡)’과 ‘정사 복월 이십사일 문하생 조영응(丁巳 復月 二十四日 門下生 趙 應)’의 두 가지가 등장한다.
또 조선 중기의 선비인 충재 권벌(충齋 權 ·1478∼1548)의 서간에는 발신인이 권발(權撥)이라고 잘못 기재돼 있다. 한학자인 서수용(徐守鏞) 박약회(博約會) 사무국장은 “‘한국인명사전’에 권벌의 이름이 권발로 잘못 쓰인 적이 있는데 누군가 위작을 만들며 이를 그대로 쓴 것 같다”고 말했다. 후손인 권종목 씨도 권벌(權 )이 맞다고 확인했다.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의 이동국(李東공)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 작품의 필적 일부가 서예박물관이 1988년부터 25차례에 걸쳐 개최한 동일한 유학자들의 서예작품과 달라 비교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작품들은 개인소장가 박모 씨가 수집한 조선시대 유학자 127명의 서간과 병풍 등이다.
전시 책임을 맡은 손병철(孫炳哲) 총감독은 “서예 전문가인 공동대표 3명과 내가 감식한 결과 진품으로 확신했다”면서 “일부 작품의 역사적 사실 문제는 좀 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