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회담재개 기여도 노력도 안했다?…北 ‘콕찍어’ 비난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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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6자회담 재개에 기여한 것이 없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조선중앙통신에 6자회담 복귀 방침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꼬집었다. “전 조선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는 주변 나라들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했다”는 말끝에 던진 한마디다.

우연의 일치일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6자회담 당사국들의 노력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유독’ 일본을 빠뜨렸다. 그는 중국 지도자들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얻게 될 이득을 보여 주는 제안을 함으로써 회담 재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매우 활발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 입장에서, 러시아는 러시아 입장에서 노력했다”고 말한 뒤 발언을 마무리해 버렸다.

라이스 장관이 각국의 노력을 일일이 열거하려다가 일본을 ‘깜빡’ 잊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의도적인 빠뜨리기’일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 경색된 중일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에서 굳이 일본을 칭찬할 필요가 없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정작 일본 정부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에 대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 북한 전문가는 “피랍 일본인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일본에 대해 의도적으로 ‘무시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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