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休시대의 건강학]3인의 건강찾기

  • 입력 2005년 7월 1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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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한 기자
전영한 기자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됐다. 이제 2번 ‘이틀 휴가’를 경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많은 사람이 “이틀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 아무런 계획 없이 있다가는 나중에 ‘TV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휴일을 잘만 활용하면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앞선 이들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5일 근무제를 활용해 ‘건강인’이 된 3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

○ 주희선 씨 ― 연휴는 헬스데이, 군살 빼니 나도 몸짱

2년 전이다. 결심은 늘 금세 깨졌다. 야근에 술자리에…. 어렵게 헬스클럽에 회원으로 등록했지만 일주일에 한 번 가기도 힘들었다.

마침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됐다. 홍보대행사 KPR 주희선(26·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대리는 다시 결심했다. “이번엔 기필코….”

주 대리는 운동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토요일 약속은 만들지 않았다. 어려웠지만 금요일 저녁 친구와의 술자리도 정리했다.

그러나 토요일 오전 단잠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감기는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뜨고 헬스클럽으로 직행했다. 운동 도중 지쳐 주저앉거나 근육통에 시달릴 때는 ‘왜 사서 고생할까’라며 후회하기도 했다.

운동습관이 몸에 배는 데는 6개월이 걸렸다. 그때서야 운동이 즐거워졌다. 주말운동이 익숙해지자 평일 저녁운동도 쉬워졌다. 지금은 주 5회 이상 헬스클럽에서 70분간 땀을 흘린다.

얼마 전에는 아령세트를 구입해 집에서도 운동을 시작했다. 골프도 배우고 있다. 주 대리는 자신을 ‘운동 중독자’라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운동에 방해되는 육식과 짠 음식도 멀리하기 시작했다. 3개월간 의도적으로 이런 음식을 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습관이 바뀌었단다.

지금 주 대리는 키 172cm, 몸무게 50kg에 체지방률은 18.5%다. 알맞게 근육이 붙었고 군살이 거의 없는 ‘작품’이다. 주 대리가 말하는 성공비결 하나.

“집에서 가장 가까운 헬스클럽에 다니세요. 헬스클럽이 먼 곳에 있으면 날씨가 나쁘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며 안 가게 되거든요.”

○ 김대성 씨 ― 등산 자전거타기 달리기…정상 혈압으로

토요일 오전 4시간이 늘어난 것뿐인데….

지난해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됐지만 이런 생각에 한양대의료원 기획과 김대성(41·서울 성동구 금호동) 계장은 금요일마다 술을 마셨다. 토요일은 늦게까지 단잠을 잤다. 고혈압 치료에 휴일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2년 전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100/170mmHg으로 나왔다. 고혈압이었다. 운동을 하라는 의사의 처방이 내려졌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운동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가끔 일요일에 몰아서 달리기를 하면 월요일은 극심한 피로로 고생해야 했다.

주5일 근무제 시행 후 3∼4개월이 지난 어느 금요일 오후. 문득 몸이 황폐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때부터 금요일 술자리는 모두 월∼목요일로 옮겼다. 토요일마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북한산에 올랐다. 좀 빠른 걸음. 3시간 만에 주파했다. 틈나면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동네 공원을 걸었다. 일요일에도 1시간을 달렸다.

6개월 정도 지나자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신이 났다. 오히려 휴일에 더 일찍 일어나게 됐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이 됐다.

지금 김 계장의 혈압은 90/130mmHg. 여느 사람과 큰 차이 없다. 김 계장의 말이다.

“이틀이 아니라 금요일 오후부터 2.5일이 휴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건강 계획을 세우세요.”

○ 윤성희 씨 ― 토요일엔 웰빙요리, 속 편하고 활력 회복

독일계 주방용품 기업 휘슬러 코리아 윤성희(32·경기 구리시 교문동) 과장은 아침식사를 절대 거르지 않는다. 주5일 근무제 이후 달라진 습관이다.

2년 전 주5일 근무제를 시작하자 토요일마다 여행을 떠났다. ‘싱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심야영화를 즐겼다. 그러나 이내 시들해졌다. 토요일 늦잠만 늘었고 일요일은 하루 종일 피곤했다. 월요일 출근은 지옥과도 같았다.

뭔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왕이면 가족도 돕고 건강에도 좋은 참살이(웰빙) 요리를 해 보자….

토요일마다 요리를 했다. 처음엔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꼬박 6시간을 요리와 싸웠다. 힘도 들었지만 재미가 붙었다. 요리에 빠지면서 음식 섭취량이 예전보다 1.5배 늘었다. 그런데도 체중은 줄었다. 식습관을 바꿨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점심이나 저녁에 폭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 식사량의 40∼50%를 아침에 먹는다.

‘칼로리 박사’가 되면서 살찔 음식이나 간식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토요일에 만든 요리를 냉장고에 보관해 뒀다가 평일 도시락으로 쓰기도 한다. 회사 내 조리실에서 동료들과 몸에 좋은 점심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놀랄 만큼 속이 편해졌다. 그전에는 툭하면 체하고 속이 더부룩했었다. 오죽하면 항상 바늘을 지니고 다녔겠는가. 지금은 어떨까.

“식습관을 바꾼 이후 단 한번도 체한 적이 없어요. 점심식사 후에도 나른하지 않고 생기가 돌아요. 여러분도 습관을 바꿀 계기를 찾으세요.”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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