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세계 제1의 권력자가 된 보통사람들’

  • 입력 2005년 7월 9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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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1의 권력자가 된 보통사람들/아리마 테쓰오 지음·홍창미 옮김/221쪽·9500원·수린재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0년 대선 막판 음주운전 사고 경력이 불거졌을 때 대범하고 다소 머리가 둔하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 “내가 젊고 무책임했을 때 나는 젊고 무책임했다”는 말장난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또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TV광고를 내보낸 단체가 공화당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현실성이 없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그러면 이런 광고를 법률로 규제하자”는 애매모호한 말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처럼 TV 정치시대 정치인의 최고 자질은 코너에 몰렸을 때 상대방의 얼을 빼놓고 내빼는 능력이다. 또 승부를 가르는 요소는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에 얼마나 덜 말려드느냐에 달렸다.

저자는 TV 정치광고가 처음 등장한 1952년 아이젠하워-스티븐슨의 선거전부터 2004년 부시-케리의 선거전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사를 분석하며 TV 정치의 늪에 빠져 세계 최고의 권력자 자리가 지리멸렬한 인물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통탄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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