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김정환 씨“인삼농사 36년… 남모를 비법 터득”

  • 입력 2005년 7월 8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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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농촌에서 4H활동을 하면서 ‘사람은 흙을 속일지라도 흙은 결코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는 진리를 배웠습니다. 이를 명심하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경북도에 의해 최근 ‘2005 농업명장’으로 선정된 인삼 재배농민 김정환(金正煥·53·영주시 안정면 신전리) 씨는 7일 “농업명장이라는 칭호는 분에 넘친다”며 다소 쑥스러워 했다. 영농조합법인 풍기인삼공사 대표인 김 씨는 2000년 인삼정과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홍삼과 겨우살이 추출물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 개발 특허를 출원하는 등 끊임없이 연구해 온 농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를 중퇴한 그는 17세부터 아버지의 인삼밭에서 일을 돕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36년간 초지일관 인삼농사에 매달려 왔다. 그는 인삼재배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매일 기록하며 영농기술을 연구해 활엽수를 이용한 퇴비가 양질의 인삼을 생산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등 노하우를 쌓아갔다.

그러나 그의 인삼재배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7년부터 2년 연속으로 집중호우와 강풍 등에 의해 5000평 규모의 인삼밭이 다 망가져 위기를 맞았다.

그는 “당시 아버님과 형님이 소유 농지를 담보로 내줘 농협에서 5000만 원을 대출받아 인삼밭 2만여 평을 임대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며 “이후 상당기간 하루 2∼3시간만 자며 인삼재배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그의 인삼농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는 독특한 인삼재배법을 활용해 고품질인 6년근 인삼을 생산하고 다양한 인삼가공제품을 개발, 미국과 중국 등지에 수출했으며 지역 농가에 기술을 전수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했다. 현재 인삼밭 23.3ha와 가공공장 754평을 소유한 그는 연간 6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북도는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2002년부터 농업명장제를 도입해 매년 2명의 농업명장을 선발한 뒤 영농교육 운영비 명목으로 1000만 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중앙대 인삼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김 씨는 “가격이 싼 중국산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되도록 친환경 재배법을 사용하고 고품질의 5∼6년근 인삼을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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