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철학자’ 회슬레 교수 아내의 나라 방문

  • 입력 2005년 7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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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 기자
신원건 기자
그는 독일계 아버지와 이탈리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독일인처럼 명석하게 사고하고 이탈리아인처럼 열정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한국인 아내를 사랑하는 만큼 한국을 사랑한다.

‘천재 철학자’로 불리며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비토리오 회슬레(45)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 한국헤겔학회, 한국해석학회, 한국철학회, 사회철학연구회, 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 공동 초청으로 5회의 특강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만났다.

“제가 한국을 참 좋아합니다. 한국에 대한 기대가 많습니다.”

한국말이 비교적 유창하다. 그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 1995년 한국헤겔학회의 초청으로 처음 방한했을 때 한국 지식인 사회는 경탄을 금치 못했다. 22세에 해석학의 대가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의 축복을 한 몸에 받으며 독일 튀빙겐대 철학박사 학위 취득, 28세에 미국 뉴욕 신사회조사 대학원에서 독일 환경철학의 대가 한스 요나스의 종신교수직 승계, 7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인도 산스크리트어를 포함해 10개 언어를 독해할 수 있는 재능….

그런 그에게도 한국과의 첫 만남은 놀라운 축복이었다. 3주간의 짧은 방한기간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대 미학과 학생으로 통역을 맡았던 아내와의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아들이 벌써 여섯 살이다.

회슬레 교수는 독일 관념철학의 현대적 부활을 시도한다. 그는 진리의 상대성을 강조하는 현대적 사조에 맞서 객관적 진리가 존재하며 이러한 객관적 진리관에 입각할 때 비로소 윤리적 실천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열정적으로 논증한다.

“진리나 도덕적 의무·규범은 발명되거나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입니다. (진리는 상대적인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상호주관성’(학자들 간에 합의가 이뤄진 일정 조건하에서 진리가 성립될 수 있다는 개념)도 상대적 합의의 결과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진리의 결과로서 도출되는 것입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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