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大교수 연구비 횡령 수사 확대

  • 입력 2005년 7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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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 교수가 연구비를 빼돌려 아파트 구입, 신용카드 대금 결제 등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이 같은 연구비 횡령이 상당수 대학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수사=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柳在晩)는 7일 서울대 공대 부교수 조모(38) 씨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연구보조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인건비와 기자재 구입비 등 1억9000여만 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다.

조 씨는 2002년 자신의 연구과제 수행에 참여한 대학원생들에게 인건비 지급 통장을 만들게 하면서 학생 1명의 인감을 사용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통장으로 지급된 인건비를 마음대로 인출할 수 없도록 한 것.

올해 3월까지 이런 방법으로 조 씨가 제자들의 인건비를 착복한 금액은 모두 1억1700여만 원에 달했다.

조 씨는 또 2003년 12월부터 1년간 실험실 기자재 구입비를 부풀리거나, 구입하지 않은 기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꾸며 4200여만 원의 연구비를 받아내 가로챘다.

지난해 5월에는 모 업체의 명의를 빌려 허위 연구과제개발계획서를 작성한 뒤 정부출연금,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등 3100여만 원을 받아내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조 씨는 부정한 방법으로 빼돌린 연구비로 아파트 분양계약금, 신용카드 결제 대금 등으로 사용했으며 500여만 원짜리 고급 오디오를 구입하기도 했다.

▽수사 확대=검찰은 다른 서울대 교수 3, 4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다른 대학에서도 구체적인 제보가 확보되는 대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은 ‘구체적인 제보’가 있는 경우로 수사 대상을 한정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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