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뿌리읽기]<222>羽(깃 우)

  • 입력 2005년 7월 6일 0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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羽는 깃촉(羽莖·우경)과 털이 갖추어진 깃털을 그렸다. ‘날짐승의 털을 羽, 길짐승의 털을 毛(모)라 한다’는 말처럼, 새의 깃털은 날 수 있는 날개이자 자신을 뽐내는 수컷의 상징물이었으며, 활이나 붓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했다.

먼저, 깃털의 의미로 쓰인 경우로, 翟(꿩 적)은 멋진 깃털(羽)을 가진 새(추·추)라는 의미를 담았고, 여기서 파생된 耀(빛날 요)는 ‘화려한’ 꿩(翟)의 깃털처럼 빛남(光·광)을 말한다. 翁(늙은이 옹)의 羽도 수컷을 상징하여 원래는 ‘아버지’를 뜻하던 것이 남자에 대한 존칭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둘째, 깃으로 만든 각종 물품을 말하는데, 중국의 전설에서 활쏘기의 명수였던 后예(후예)를 말하는 예(사람 이름 예)는 두 손(공·공)으로 활(羽)을 쏘는 모습이고, 예(일산 예)는 깃(羽)을 모아 만든 햇빛 가리개를 말한다. 또 翰(깃 한)은 소리부인 D(해 처음 빛날 간)과 의미부인 羽로 이루어져 새의 깃털(羽)로 만든 붓을, 붓은 글의 상징이었기에 다시 翰林(한림)처럼 학자라는 뜻이 나왔다.

셋째, 깃은 날개이자 나는 것의 상징이다. 習(익힐 습)은 원래 羽와 日(날 일)로 구성되어, 어린 새가 오랜 세월(日) 동안 반복해 날갯짓(羽)을 ‘배우는’ 모습을 그렸다. 나머지 翔(빙빙 돌아 날 상), 고(날 고), 저(날아오를 저) 등도 모두 ‘날다’는 뜻을 가졌다.

또 翼(날개 익)은 양쪽 날개(羽)라는 의미에서, 翊(도울 익)은 날려고 날개(羽)를 세우다(立·입)는 의미에서 ‘돕다’의 뜻을 그렸다. 翌(다음 날 익)은 원래 日과 羽가 상하로 결합되어, 날(日)이 밝아 새들이 깃(羽)을 세우고(立) 날갯짓을 시작하다는 뜻에서 ‘다음 날(翌日)’의 의미를 그렸다.

그런가 하면, 번(飜·날 번)도 날갯짓(羽)을 하며 ‘나는’ 새를 그렸고, 의미를 더 명확하게 하고자 羽 대신 飛(날 비)를 더하기도 했다. 날던 새가 먹이를 잡기 위해 갑자기 몸을 뒤집는 모습에서 번에는 ‘뒤집다’는 뜻이, 다시 飜譯(번역)에서처럼 다른 언어로 바꾼다는 뜻이 담기게 되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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