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권도를 올림픽에서 살려야 한다

  • 입력 2005년 7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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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고 올림픽 퇴출 종목을 가리게 될 제117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어제 싱가포르에서 개막됐다. 태권도와 양궁의 올림픽 종목 유지 여부도 여기서 결정된다.

우리가 태권도의 올림픽 존속 여부에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많은 메달이 걸려 있다는 점 이전에 그 상징성 때문이다. 태권도는 한국이 세계에 널리 전파하고 올림픽 종목으로 발전시킨 유일한 스포츠다.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계속 사랑받느냐, 올림픽에서 사라지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태권도의 세계화에 자극을 받은 일본과 중국이 자국의 전통 무술인 가라테와 우슈를 태권도 대신 올림픽 종목에 넣기 위해 맹렬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니 걱정스럽다.

그동안 한국의 스포츠 외교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시스템보다는 개인적인 인맥에 의존해 왔고, 그의 몰락은 한국 스포츠의 위기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청와대와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김 씨의 부위원장직 사퇴를 사전 조정했다는 이른바 삼각 빅딜설로 국제 스포츠계의 여론도 나빠진 상황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태권도를 밀어내려는 측은 표면적으로 ‘판정 시비가 잦고 TV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이에 맞서 전자감응식 채점, 경기시간 단축, 서든데스제 도입 등의 개혁안으로 각국 IOC 위원을 설득하고 있지만 올림픽 종목 유지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한국의 스포츠 외교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IOC 총회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태권도를 올림픽에서 살려 주기 바란다.

정부와 체육계는 스포츠 외교의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틀을 재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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