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늘어가는 학교폭력…KBS ‘추적 60분’ 피해사례 고발

  • 입력 2005년 7월 6일 03시 04분


코멘트
KBS 2TV ‘추적 60분’은 학교 폭력의 원인과 대책을 점검한다. 한 학생이 친구를 폭행하는 모습. 사진제공 KBS
KBS 2TV ‘추적 60분’은 학교 폭력의 원인과 대책을 점검한다. 한 학생이 친구를 폭행하는 모습. 사진제공 KBS
최근 일부 학교에서 폭력 예방을 위해 교내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하고 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CC TV 설치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고 많은 학생이 이에 동의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KBS2 시사고발 프로그램 ‘추적 60분’(6일 밤 11시 5분·연출 강희중)은 ‘은폐인가, 관행인가-폭력을 키우는 학교’를 통해 학교 폭력의 실태와 예방은커녕 오히려 학교 폭력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교육 당국의 모순을 짚는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원인으로 ‘학교’ 자체의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학교 폭력 발생시 학교들의 해결 능력,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외부 전문가 개입 등 학교 폭력의 해법도 짚어 본다.

제작진은 전북 익산시 한 중학교의 A양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지만 정작 부모는 11개월이 지나서야 알게 된 사건을 취재했다. 피해 학생은 폭행당한 사실을 학교에 이야기했지만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와 담합해 이를 은폐하고 폭행사건과 관련 없는 다른 이유로 피해 학생을 전학 보냈다.

뒤늦게 사건을 알게 된 A양 부모는 지역 교육청에 두 학교 교장과 관련 교사 5명을 신고했지만 교육청은 두 교장을 일시적으로 직위해제한 뒤 곧 복직시키는 등 사건을 무마하려고만 했다. 학부모는 2개 학교와 교육청까지 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경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들까지 학생들의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된다. 이 프로그램은 한 교사가 학생의 구타로 괴로움을 호소하며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제 상황을 고발한다. 이 학교에서 석 달간 드러난 피해 교사만 6명에 이른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교의 명예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 그러나 한 교사의 제보로 교사 폭행의 실태가 드러났다.

강희중 PD는 “학교는 학내 폭력에 대해 ‘교육적으로 해결한다’는 명분 아래 사건을 덮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학교 스스로 학교 폭력을 학교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시민단체 같은 외부와 협력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