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초중고생 142명 신종전염병 집단 발병

  • 입력 2005년 7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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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학생들이 신종 전염병에 집단으로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경기 구리시 S중고교를 중심으로 5월 20일부터 최근까지 142명의 학생들이 신종 전염병인 ‘용혈성 아카노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본부 측이 한양대 구리병원의 원인 불명 입원환자 10명에 대한 보고를 접한 것은 지난달 4일. 환자들은 모두 고열, 피부발진, 목과 코의 통증과 함께 혀가 빨갛게 부으면서 흰색 돌기가 생기는 증상을 보였다.

지난달 8일 129명의 S중고교 학생 등 추가 환자가 확인됐으며 29일 환자 8명의 타액에서 원인 균이 분리됐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아카노 박테리아는 1946년 남태평양의 미국인 병사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피부질환 등에서 6건이 발견됐을 뿐 집단 발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감염환자가 사망한 적은 없지만 독성이 강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허영주(許榮柱) 역학조사과장은 “기숙사와 교실 등에서의 집단생활을 통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균이 이렇게 빨리 다수의 환자에게 퍼진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어서 국내 토착화 위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허 과장은 “다행히 적합한 항생제를 찾아내 지금까지 발견된 환자는 3일까지 모두 퇴원했다”며 “치명적인 균은 아니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리므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위생에 주의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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