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싸이월드 ‘페이스북’ 선풍

  • 입력 2005년 7월 5일 03시 05분


코멘트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미국판 싸이월드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3일 인터넷에서 e메일을 보내고 뉴스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 페이스북을 접속하는 것이 미 대학생들의 일과처럼 됐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들의 프로필과 친구(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일촌’에 해당) 리스트를 보거나 클럽을 통해 낯선 사람과 사귀며 시간을 보낸다. 》

마크 주커버그 씨 등 미 하버드대 2학년생 3명이 2004년 2월 만든 페이스북 사이트(www.thefacebook.com)는 현재 미국 내 800여 대학에서 280만여 명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으며 매일 5800명이 새로 가입할 정도로 성황이다.

페이스북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한국의 싸이월드와 달리 적을 두고 있는 미국 내 대학교의 e메일 계정을 갖고 있어야 한다. 대학 캠퍼스에 국한된 미국판 싸이월드인 셈이다.

방학을 맞아 귀국한 천혜림(21·하버드대 1학년) 씨의 경우 매일 싸이월드에 접속하는 한편 페이스북에서 미국에 있는 대학 친구들의 프로필과 새 쪽지를 확인한다. 천 씨는 이미 하버드대에 146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두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사진은 프로필용으로 1장을 올릴 수 있는 게 고작이지만 연락처, 관심 분야, 정치적 성향, 결혼 여부, 수강 과목, 방학 계획 등 개인 정보를 많이 담고 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같은 개인 블로그 기능이 없는 대신 프로필에 적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게 장점이다.

가령 좋아하는 음악에 ‘비틀스’를 적고 글자를 클릭하면 대학 내에 비틀스를 좋아한다고 적은 사람들의 리스트가 검색된다. 그중 누군가를 친구로 사귀고 싶으면 쪽지를 보낼 수 있고 친구가 되면 ‘월(Wall)’이라고 부르는 게시판에 메시지나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

“거대한 캠퍼스에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는 조지아공대 3학년생 마르시아 애몬스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을 찾아 숙제를 비교해 보곤 한다.

사이트 내에서 ‘그룹(Group)’이라고 부르는 클럽 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월마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아이포드(iPod) 팬클럽’ 등 비슷한 취향을 추구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하이힐 신는 여성들의 연합’과 ‘하버드를 캘리포니아로 옮기려는 학생들의 모임’과 같은 장난기 어린 클럽도 있다.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파티 일정과 참석자를 페이스북을 통해서 확인하고 참가할 수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이유경(미국 웨슬리안대 영문학과 3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