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장마철이면 고개드는 지긋지긋한 무좀 예방법

  • 입력 2005년 7월 4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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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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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좀=무좀. 후텁지근한 장마철을 맞아 ‘물 만난’ 발밑 좀이

기승이다. 저녁마다 족탕기에 발을 담그고 집안에 냄새가 진동하도록 식초를 발라 보지만 그저 잠시 개운할 뿐. 조금 나아진다 싶다가도 금세 다시 피어나니 누구든 두 손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치료해도 무좀은 안 떨어진다”고 불평하기 전에 제대로 치료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병원에 가 보지 않았다면 정말 무좀 때문인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것. 무좀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최대의 적은 다름 아닌 섣부른 진단과 어설픈 자가 치료다.

무좀의 70∼80%는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그러나 함부로 긁으면 상처를 통해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수 있다.

○ 무좀이냐 습진이냐, 검사부터 받아야

무좀은 피부 각질 틈새를 파고들어 기생하는 길고 가느다란 곰팡이인 ‘피부사상균’ 때문에 생긴다. 보통 물집 또는 두꺼운 각질이 잡히고 가렵다. 손발톱 밑에 감염되면 광택이 없어지고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면서 끝이 부스러진다.

문제는 이런 증상만으로 습진, 건선 등 다른 피부질환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무좀은 발가락 사이나 발등으로 번지고 습진은 한 부위에 계속 나타나는 차이가 있지만 습진과 무좀이 같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결국 처음 약을 쓰기 전에 균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심한 무좀이라도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바르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잘못해서 무좀이 있는 부위에 습진 치료제를 바르면 무좀균이 잠복해 만성이 되기 쉽다. 이렇게 첫 치료를 잘못 시작하면 좀처럼 낫지 않고 계속 재발한다.

○ 식초 바르기 등 민간요법 효과 거의 없어

바르는 약은 보통 4주 정도 꾸준히 써야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좀 가라앉는다고 약 바르기를 멈추면 금방 재발한다. 약은 무좀 주변 부위로 넓게 바르고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 후에도 2주 정도는 계속 발라야 한다.

가장 흔히 쓰는 민간요법인 ‘식초 바르기’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훨씬 크다. 식초는 공업용 곰팡이 제거제. 피부 각질까지 녹이기 때문에 발가락이 서로 들러붙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극성 피부염이나 화상이 생기기도 쉽다. 무좀 치료제의 균을 죽이는 효과가 식초 이상이므로 민간요법에는 의지하지 않는 편이 좋다.

○ 발톱치장은 발톱무좀과 무관

무좀은 한번 깨끗이 나았다고 해서 면역이 생기지는 않는다. 무좀균이 많은 환경에 있으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으므로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목욕 후에는 몸을 잘 말리고 나서 옷을 입는다. 베이비파우더를 뿌리는 것도 좋다. 구두는 두 켤레를 마련해 하루씩 번갈아 신는다. 덥다고 맨발로 구두를 신는 것은 피한다. 무좀균이 구두 안에 떨어져 있으면 아무리 치료해도 그 구두를 신자마자 소용없게 돼 버리기 때문이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바닥이 말랑말랑한 ‘겔 슬리퍼’는 발바닥에 너무 밀착돼 통풍이 나쁠 수 있으므로 무좀이 있는 사람에게는 권할 만하지 않다. 페디큐어를 염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톱 치장은 발톱 무좀과 아무 상관이 없다. 발 보습제 사용도 괜찮다. 피부가 촉촉하다고 무좀이 더 생기고 건조하다고 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건조하면 각질이 많아져 무좀균이 침투하기 쉬워진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광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무좀 예방법▼

각질에 파고든 무좀균.

▽외출 후에는 찬물에 10분 정도 발을 담가 각질 사이에 남은 소금기를 제거한다. 씻은 후에는 선풍기나 드라이어로 완전히 말린다.

▽번갈아 신는 구두는 신지 않는 날 햇볕에 말린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곰팡이 제거 스프레이를 뿌려 준다.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면 소재의 발가락 양말을 신는다.

▽집 바닥에 섬유로 짠 매트를 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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