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광고에 내 이야기가… 공감효과 큰 리얼리티 광고 늘어

  • 입력 2005년 7월 4일 0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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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남편, 어머니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며 이들 앞에 펼쳐진 인생이 길다는 내용을 담은 삼성생명의 신문 광고. 사진 제공 제일기획
딸, 남편, 어머니의 평범한 일상을 그리며 이들 앞에 펼쳐진 인생이 길다는 내용을 담은 삼성생명의 신문 광고. 사진 제공 제일기획
《“어머, 바로 내 얘기야!” MBC TV의 ‘내 이름은 김삼순’이 30대 노처녀의 삶을 현실감 있게 반영해 큰 인기를 끌면서 평범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리얼리티 광고’가 많아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그대로 담아내는 리얼리티 광고가 비슷한 계층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 공감 ‘1000%’!

삼성생명이 신문과 TV를 통해 내보내는 ‘브라보 유어 라이프-인생은 길다’라는 3부작 광고는 리얼리티 광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광고의 ‘딸’편 에피소드.

“처음 브래지어를 착용한 날, 중학생 딸은 평소와 같이 ‘밥 많이 먹으라’며 등을 두드리는 아빠의 손길에 화들짝 놀라며 조심스러워한다. 브래지어를 착용한 사실을 행여 들킬까봐 걱정하는 딸을 바라보면서, 아빠는 사랑을 하고 엄마가 될 딸의 긴 인생을 생각한다.”

‘남편편’에서 아내는 휴일 오후 소파에 누워 TV를 보다 무심코 손에 잡힌 늘어진 뱃살에 놀라며 한숨 쉬는 남편을 바라본다.

아내는 어느새 아저씨가 돼 버린 남편이 안쓰럽다. 아내는 자식과 집안일 외에 스스로에게도 신경 써야 할 남편의 긴 인생을 새롭게 인식한다.

‘어머니편’에서는 주름 진 노년의 어머니가 외출하기 전에 어색한 듯 조심스럽게 립스틱을 바른다.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로 정신없이 살아온 어머니는 자식 모두를 출가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씩 멋을 내기 시작한 것. 아들은 이런 어머니 앞에 펼쳐진 새로운 인생을 생각하며 미소 짓는다.

이 연작 광고의 메시지는 ‘긴 인생 아름답게 보내자’라는 것. 모두가 공감하는 메시지다.

○ 리얼리티의 힘

대가족이 탄 차와 가벼운 추돌 사고를 내고 당황해 하는 여성 초보운전자에게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LG화재 매직카 TV 광고. 사진 제공 실버불렛

LG화재 매직카는 고객의 실제 사연을 광고로 제작해 설득력을 높였다.

‘당신은 소중한 가족입니다’를 카피로 내세운 이 광고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실화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가족편’.

한적한 길에서 가벼운 추돌 사고를 낸 여성 초보 운전자가 어쩔 줄 몰라 당황한다. 사고 상대방 차에서는 여러 명이 나와 ‘떼’로 덤벼든다.

여성 운전자가 ‘엄마∼’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 매직카 직원이 나타난다.

앞서 선보인 ‘출산편’과 ‘법정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산편’은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다 차가 고장 나 당황하는 예비 엄마 아빠를 매직카 직원이 돕는다는 내용이고, ‘법정편’은 뺑소니범으로 몰린 고객을 위해 매직카 직원이 휴가도 반납한 채 자료를 모으고 증인으로 나서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낸다는 내용이다.

SK텔레콤 광고에서도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 씨가 등장해 초원을 가로지르며 달린다. 마라톤을 통해 시련을 극복하고 희망을 만들어 낸 배 씨의 삶은 드라마보다 큰 감동을 자아낸다.

‘희망이 부족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갑니다’라는 메시지가 힘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이주현(李周炫) 박사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리얼리티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가장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 주는 광고에서도 현실감 있는 소재를 발굴해 소비자의 공감을 얻으려는 전략이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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