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두려운 사람이 수사권제한 주장” 金총장 화났다

  • 입력 2005년 7월 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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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를 무서워하는 분들은 지극히 한정돼 있다. 검찰 수사의 대상이 일반 서민이 아닌데도 검찰이 무슨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처럼 비판하면서 검찰권이 세니까 나눠줘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종빈(金鍾彬·사진) 검찰총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권 제한 등의 정치권 논의에 대해 독설을 쏟아냈다. 조용조용한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얼굴은 상기됐고, 목소리의 톤도 높았다.

김 총장은 “검찰의 권한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사실 검찰의 권한은 수사권밖에 없다”며 “그 권한도 누가 거저 준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대항하면서, 검찰 스스로 노력해서 전통을 만들어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검찰은 일반 국민들이 ‘이런 것은 없었으면’ 하는 곳에 메스를 들이대는 기관”이라며 “보통 서민이 왜 검찰을 두려워하겠나”라고도 했다.

김 총장은 최근 뇌물수수와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줄줄이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단둘이서 현찰로 주고받고, 증거라곤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밖에 없는데 무슨 과학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총장은 “미국의 경우 뇌물사건 등을 수사할 때는 1, 2년 이상 감청을 하는데 그렇다면 감청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인가”라며 “그래서 공여자 진술을 영상녹화해 증거로 쓰자는 것이다”고 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29일 천정배(千正培) 신임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직전 천 장관과 10분간 면담한 일을 소개했다. 천 장관은 “공무를 맡은 것이 처음이어서 걱정스럽고 외부에서 ‘반검찰인사’로 비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잘 하실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임 김승규(金昇圭) 장관과도 처음부터 현안에 대한 의견이 같지는 않았다”며 “(천 장관과도) 충분한 토론을 통해 공통분모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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