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金鍾彬·사진) 검찰총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권 제한 등의 정치권 논의에 대해 독설을 쏟아냈다. 조용조용한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얼굴은 상기됐고, 목소리의 톤도 높았다.
김 총장은 “검찰의 권한이 엄청나다고 하는데 사실 검찰의 권한은 수사권밖에 없다”며 “그 권한도 누가 거저 준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대항하면서, 검찰 스스로 노력해서 전통을 만들어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검찰은 일반 국민들이 ‘이런 것은 없었으면’ 하는 곳에 메스를 들이대는 기관”이라며 “보통 서민이 왜 검찰을 두려워하겠나”라고도 했다.
김 총장은 최근 뇌물수수와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대해 법원이 줄줄이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단둘이서 현찰로 주고받고, 증거라곤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밖에 없는데 무슨 과학수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총장은 “미국의 경우 뇌물사건 등을 수사할 때는 1, 2년 이상 감청을 하는데 그렇다면 감청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인가”라며 “그래서 공여자 진술을 영상녹화해 증거로 쓰자는 것이다”고 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29일 천정배(千正培) 신임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직전 천 장관과 10분간 면담한 일을 소개했다. 천 장관은 “공무를 맡은 것이 처음이어서 걱정스럽고 외부에서 ‘반검찰인사’로 비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잘 하실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전임 김승규(金昇圭) 장관과도 처음부터 현안에 대한 의견이 같지는 않았다”며 “(천 장관과도) 충분한 토론을 통해 공통분모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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