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빼기 유혹하는 가상인물 '아나' 열기

  • 입력 2005년 5월 31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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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 아나(Ana)가 새로운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나는 거식증(anorexia)의 약칭으로 날씬한 여성을 상징하는 가상의 인물인 아나는 웹사이트와 블로그에서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을 지 충고하고, 체중을 빼지 못하는 사람들을 조롱한다.

때로는 거의 광신적인 열기에 차서 굶기를 독려하는 아나는 일종의 지하운동 같은 양상을 띠며 치명적일 수 있는 식사장애인 거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젊은 여성과 10대를 포함하는 추종자들은 빨간 아나 팔찌를 차고, 웹페이지와 블로그에서 살 빼기에 대한 격려 말을 주고 받는다. 서로 살 빼기 비법들을 알려주고, 현재 체중과 목표 체중에 대해 성실하게 보고 한다. 거식증에 시달린 린제이 로한과 메리-케이트 올슨 같은 10대 스타들은 이들의 웹페이지를 장식하는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슨이 연기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거식증 치료를 시작한 후 아나 운동을 지지하는 한 블로거는 "아나 팔찌를 차고, 단합의 증표로 뼈가 앙상한 주먹을 들어 올리자"라고 썼다.

아나 지지 운동이 식사장애에 시달리는 미국인 800만¤1100만명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아나 운동은 식사장애 전문가들의 우려 속에 전세계 여러 지역 젊은 여성들을 유혹하며 확산되고 있다.

휴스턴 소재 텍사스 소아병원 식사장애 클리닉의 카르멘 미하일 원장은 어떤 사이트는 아나에 대한 맹세와 함께 피로 서명할 것을 요구하는 등 "광신도 같은 열기"를 보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식사장애 치료를 받기 전까지 아나 추종자들을 열성적으로 끌어 모았던 사라(여·17)는 "나는 관심을 받고 싶어 굶었던 것 같다"며 "정말로 모든 사람이 선망의 대상으로 쳐다보는 여성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다른 여성들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크레이튼대학의 식사장애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메이 소콜 박사는 식사장애를 의인화한 용어는 '아나' 하나만이 아니라고 말했다.

소콜 박사는 미아(폭식증), 에드(식사장애)라는 이름도 있다며 "아나 추종자들은 외로우며, 친구가 많지 않다. 그래서 아나나 미아, 에드가 그들의 친구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치료는 아나, 미아, 에드에게 이별의 편지를 쓰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 단계까지 이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이들이 스스로 치료의지를 갖기 전까지 치료는 종종 실패하곤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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