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부평 구산초등교 교내방송국

  • 입력 2005년 5월 31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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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주 방송진행을 맡은 최광준.”

“김주희 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에서 살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성장을 도와 준 또 다른 부모인 모국(母國)을 버린다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요.”(최광준)

“네. 첫 순서입니다….”(김주희)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개 3동 구산초등학교 교내 방송국.

앵커와 카메라 맨, 연출자 등 방송관계자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4∼6학년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치열한 교내 경쟁을 뚫고 학교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방송 반원들.

구산초교는 최첨단 수준의 방송 시설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방송이란 매체를 통해 균등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면서 자기주도적 탐구 학습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는 것.

이 학교는 매주 화, 수, 금요일 아침방송을 통해 교양, 상식, 환경, 인성, 안전사고, 오락 등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목요일에는 창의와 과학, 토요일에는 영어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월요일에는 애국조회가 이뤄지고, 토요일에는 다큐멘터리인 ‘인천을 찾아서’가 방영된다.

학년에 따라 방송 내용이 달라지는 3원화 방송을 통해 아침자습 시간에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 특징.

예를 들어 인라인 스케이트의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 경각심을 주는 방송이 필요하면 학생기자가 현장에 나가 사전취재를 한다. 이후 부별회의→편성회의→촬영→편집→송출을 통해 인라인 스케이트를 안전하게 타는 방법 등을 방송한다.

‘폭력 없는 학교’ ‘왕 따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드라마 형식을 띤 방송을 내보 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앵커와 기자로 뛰고 있는 최효진(12·6학년) 양은 “4월에 호신술을 배우는 여학생을 취재해 방송을 내보낸 뒤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기억에 남 는다”고 말했다.

방송을 시청하는 학생들은 “발명 및 과학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마다 창의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송제작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 학교에는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와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 학교는 지난해 11월 교육방송(EBS) 공모를 통해 전국 초등학교에서 유일하게 ‘교육방송 프로그램 활용 시범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현팔(56)교장은 “요즘 학생들은 일반적인 학습 자료의 활용만으로는 수업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다”며 “교내 교육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수업으로 흥미와 동기를 유발해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들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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