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용인 대지산 주민품으로…8만m² 생태공원 완공

  • 입력 2005년 5월 31일 0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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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죽전동 대지산 자연공원 개장을 기념해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대지산을 지키기 위한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활동일지 등을 담은 ‘타임캡슐 봉안식’을 갖고 있다. 용인=연합
2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죽전동 대지산 자연공원 개장을 기념해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대지산을 지키기 위한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활동일지 등을 담은 ‘타임캡슐 봉안식’을 갖고 있다. 용인=연합
주민들이 땅 한 평 사기운동을 통해 지켜낸 경기 용인시 죽전택지지구 내 대지산이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주민들 품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대지산 정상에서는 환경단체인 용인환경정의와 한국토지공사, 용인시, 죽전 주민 등 200여 명이 모여 ‘대지산 생태공원 완공식’을 가졌다. 죽전지구 개발예정지에 포함됐다가 보전 결정이 내려진 2001년 5월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토지공사, 주민들은 공동으로 ‘대지산 공원조성 모니터링위원회’를 꾸려 보전 결정된 대지산 28만 m² 중 8만여 m² 공간에 3년간 생태공원을 조성해 왔다.

공원에는 등산로와 야생화 단지, 곤충서식지, 태양열 가로등, 먹이피라미드와 나무실로폰 등 생태교육시설, 야생식물 안내판 등이 마련됐다.

이날 기념식에선 다음 세대에게 보내는 환경보전 메시지가 담긴 타임캡슐 봉안식(2030년 개봉 예정)과 퍼포먼스, 대청소, 야생화단 가꾸기, 솟대 만들기 등의 주민참여 행사가 열렸다.

용인환경정의 이오이(35·여) 사무국장은 “생태공원으로 복원되면서 오색딱따구리와 쇠딱따구리, 다람쥐 등 동물들과 은방울꽃, 현호색 등 도심지에서 보기 쉽지 않은 야생화들이 서식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대지산 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던 주민 김응호(50) 씨는 “주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대지산이 생태공원으로 거듭나 너무나 기쁘다”며 “죽전 신도시 입주민들이 이 공원을 사랑하고 가꾸는데 나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발 380m의 대지산은 2000년과 2001년에 걸친 그린벨트 청원운동과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시민들이 개발에 반대해 녹지 등을 사들여 영구 보전하는 운동), 17일간의 나무 위 시위 등을 통해 정부의 보전 결정을 이끌어냈다.

정상 부근 100평을 매입했던 ‘대지산 땅 한 평 사기운동’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의 국내 첫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생태공원을 완성한 토지공사 측은 이 공원을 용인시에 기부해 시가 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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